(5) 비빔국수 한 그릇

“어무이, 비빔국수 곱빼기 하나예~”

“오야~ 좀만 기다리쇼잉~”

강의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왠지 비빔국수가 당겨서 발길을 돌렸다. 

탁자는 6여개 정도로 식당 자체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 줄을 서서 먹지 않아도 될만한 순환 속도지만 식사 시간인지라 저녁도 만석이다. 겨울이라 그런지 칼국수 손님이 많다.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으면 먼저 준비되는 밑반찬들은 김치와 풋고추, 청양고추, 된장, 국물... 소소하지만 풋고추와 청양고추를 구별해서 주시는 배려가 보인다. 

곧이어 나오는 비빔국수 한 그릇, 손님이 먹기 편하도록 미리 비벼 나오는데 곱배기 양자체가 어마어마하다. 이 곳 비빔국수의 특징은 고명으로 각종 나물을 섞어 위에 올라가고, 주문 시 일반이나 곱배기나 가격이 동일하다는 점이다.

점심시간을 놓치고 먹는 저녁 식사였기에 비빔국수를 허겁지겁 입으로 직행한다. 매콤달콤한 양념과 쫄깃한 면발, 그리고 나물 고명의 아삭함이 조화를 이룬다. 먹다가 뭔가 매운 정도가 부족할 때, 청양고추를 된장에 찍어 먹으며 매콤함의 균형을 자체적으로 조절한다. 아차, 이번엔 너무 매워 국물을 더 받았다.

어느 정도 손님이 빠져나갈 때 쯤 아주머니께서 주방에서 나와 말을 건다.

"학생~ 많이 묵었나? 공부하느라 고생할낀데 안 부족하나? 더 줄까?"

주방 일을 마치시고 나오시며 건낸 한 마디에 온기가 스며들어 있었다.

"아이고 많이 묵었어예~ 오늘도 잘 먹고 갑니더~."

- 경상남도 진주시 상봉동 1106-24 [신호국수].

* 물국수 4000 / 비빔국수 4500 / 콩국수 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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