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지수초 학부모들, 한푼 씩 급식비 모금 계속

“5월에 할 겁니다. 자체 무상급식이 4월에는 안되고... 학부모들이 전체 학생 급식비 모금운동을 하고 있는데 급식비 지원 학생 수가 4월 말에 인원파악이 됩니다.”

경남 최초로 유상급식을 거부한 진주시 지수초·중학교 이야기이다. '돈 내고 학교밥 먹을 바에야'라며 솥단지를 들고 학교에 가 직접 밥을 짓던 '학부모 밥부대'가 이제는 한푼 씩 돈을 거둬 자체 무상급식을 하겠다고 나섰다.

▲ 지난 2일 날이 차가워서 지수초 학생들이 식판을 들고 교실로 들어가 먹고 있다.

지수초·중 전체 학부모회는 3일과 5일 두 차례에 걸쳐 의논한 결과 자체 모금을 통해 5월부터 무상급식이 가능하도록 학부모 전체 뜻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4월에는 급식비 낼 수밖에 없어

애초 학부모회는 4월부터 자체 무상급식을 실시하기로 했다. 4월치 급식비가 오는 10일 스쿨뱅킹을 통해 각 학부모 계좌에서 인출되기 때문에 그걸 막기 위해 자체 모금을 통해 4월치 급식비를 얼추 마련했다.

4일 오전 학부모 소희주 씨는 “학부모들 힘으로라도 무상급식 지켜나가자고 의논됐다”며 “추가 소요되는 예산을 학교발전기금으로 모아내기로 결정했는대 참석치 못한 학부모들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 씨는 ”저소득자녀 지원은 그대로 되지만 나머지 아이들은 당장 급식비를 내야 한다“며 ”나머지 아이들의 급식비로 현재 300만 원 정도 모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4월 ‘자체 무상급식’은 실시하지 못하게 됐다. 4월 급식비가 10일 스쿨뱅킹을 통해 각 학부모 통장에서 빠져나간다는 뜻이다.

▲ 플랜카드에 '학부모 밥부대'라는 말이 유상급식을 반대한다는 말보다 선명하게 들어온다.

5월에는 학부모 기금으로 무상급식

6일 오전 소희주(지수초 기쁨이 엄마) 씨의 전화통화에 따르면 “4월은 전교생이 모두 급식비를 내야 한다”며 " 서민자녀 급식비 지원을 받는 학생이 몇 명 되는지는 4월 말이 돼야 확정되고 그때 급식비 추가경비를 정확히 산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 씨는 "5월에는 학부모들이 모은 돈으로 무상급식에 들어갈 것”이라며 “4월 말에 인원이 확정되니 그때 급식비 추가경비를 산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지수초 5학년 정예언 정민정 박혜지 학생. 지난 2일 학부모들이 준비한 짜장밥을 먹고 있다.

또 소 씨는 “무엇보다 두 차례 학부모 회의를 열었지만 아직 열 댓명 참석치 못한 학부모들이 있다”며 “한 사람도 빠짐없이 이해와 동의를 구하는 게 먼저이다”고 말했다.

지수초·중학교 학부모회는 1일과 2일 이틀 동안 경남 유상급식 실시를 반대하며 학교에 솥단지를 걸고 아이들에게 직접 밥을 해 먹였다. 지수초등학교는 유치원생을 포함 54명, 중학교는 26명으로 총 80명 정도이다. 1개월 전체 급식비는 480만 원 정도. 하지만 4월 말 이후 급식 지원학생 수를 제하면 340만 원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 학부모들이 준비한 짜장밥이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밥'이라며 대부분의 학생들이 두 그릇 씩 먹었다.
저작권자 © 단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