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6일 제4회 교내 토론대회가 열렸다.

토론대회 참가자들은 3인 1조가 되어 ‘폭력 방관자를 처벌해야 한다’라는 주제로 자신의 의견을 적어 제출하는 형식의 예선 시험을 거쳐 8팀이 뽑혔고, '남을 위한 거짓말은 해도 된다‘라는 주제로 4명의 사회자 학생이 뽑혔다.

지난 11월 18일에는 2학년 주제탐구대회 발표가 열렸다. 주제탐구대회는 보고서 제출과 탐구 내용 발표로 이루어져 있다. 60팀이 대회 참가 신청을 했지만 총 29팀이 보고서를 제출하였고, 그중 10팀이 발표 대회에 진출하였다.

▲ 지난 11월 26일 제4회 교내 토론대회를 열었다.

토론대회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전개되었으며 1차전은 '폭력 방관자를 처벌해야 한다'라는 주제로, 2차전은 '전쟁난민을 수용해야 한다'라는 주제로, 결승전과 3·4위전은 '촉법소년 연령을 조정해야 한다.'라는 주제로 열띤 토론을 펼쳤다.

발표는 ‘설문조사에서 조사자의 의도가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청소년의 비속어 사용 실태와 해결방안’, ‘에너지 음료와 카페인’, ‘물과의 전쟁’, ‘PPL, 그 불편한 존재’, ‘간이 정수기로 확인한 고형분 수치 변화’, ‘약일까 독일까, 카페인의 두 얼굴’, ‘우리가 먹고 있는 캔 음료들, 안전한가요?’, ‘음악을 들으며 하는 공부의 효과’, ‘온도와 마찰의 상관관계’ 순으로 진행되었다.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잘 정리해서 명쾌하게 말했다. 그렇게 말할 때 아이들은 생명력이 넘쳤다. 둘러앉아 생각을 주고받는 모습을 보는 나도 웃음이 나왔다. 물론 아쉬움도 많았다. 세월호, 역사 교과서 국정화, 학생생활규정, 대입제도, 청년 실업 등 자신들의 문제를 고민하는 아이들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 못내 아쉬웠다.

거제옥포고는 행복학교가 아닌 일반 인문고이지만 학생들의 자율 활동이 매우 활발하고,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활동 공간이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수요음악회, 체육대회, 축제, 나의 꿈 발표대회, 논술대회, 옥포고e뉴스 기사쓰기대회, 독서포스터대회, 독서퀴즈대회, 환경도서독후감대회, 더 드림 카페, 북 카페, 찾아가는 노동법률학교, 청소년 금융교육, 장애인 이해교육, 다문화 이해교육, 한글사랑 에세이쓰기대회, 한글문자디자인 공모전, 주제별 캠페인활동, 또래 멘토링, 각종 경시대회 등등

특히 동아리활동이 매우 활발하다. 학생들의 다양한 개성이 넘쳐나는 47개의 학교동아리가 활동하고 있고, 5~6명의 학생들이 방과 후에 관심 분야별로 모여 활동하는 소규모 자율동아리도 80여 개나 된다. 이 모든 동아리는 학생들이 스스로 모집하고 운영한다. 이 동아리들이 중심이 되어 이번 주 목·금요일에는 축제(솔바람제)를 연다.수요음악회, 체육대회, 축제, 나의 꿈 발표대회, 논술대회, 옥포고e뉴스 기사쓰기대회, 독서포스터대회, 독서퀴즈대회, 환경도서독후감대회, 더 드림 카페, 북 카페, 찾아가는 노동법률학교, 청소년 금융교육, 장애인 이해교육, 다문화 이해교육, 한글사랑 에세이쓰기대회, 한글문자디자인 공모전, 주제별 캠페인활동, 또래 멘토링, 각종 경시대회 등등

▲ 거제 옥포고는 행복학교가 아닌 일반 인문고이지만 학생들의 자율 활동이 매우 활발하고,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활동 공간이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활동할 때 비로소 인생의 주인공이 된다. 소박하고 사소한 활동 속에서도 행복하다. 그러나 평소에는 전혀 행복하지 않다. 입시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학을 가야한다, 안정된 직장을 가져야 한다, 성공해야 한다는 강박증에 매여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학교는 입시를 준비하는 곳이지 삶을 익히는 곳이 되지 못한다.(아마 학교가 행복하다는 혁신학교 아이들도 이 굴레에서 제대로 벗어나지는 못했을 거다.)

우리 아이들의 삶이 삼포, 오포, 칠포에다가 금수저니 흙수저니 하는 상황이다. 결혼 못하고 비정규직을 전전하면서 자살한 젊은이들의 얘기를 종종 듣는다. 고통과 절망이 지나간 뒤에 우리네 세상은 더 밝아지고 환해져야 하는데 세상은 마냥 어둡다. 더 이상 나아질 가능성이 없기에 뛰어내린 제자의 소식을 듣고 속수무책인 나는 절망했었다.

그런데도 학교는 지나치게 지식 중심의 학습만 강조한다. 주입과 복종만 강요하는 학교에서 아이들은 욕망과 불안감만 깊어지고 사회적 연대의식과 감수성은 메말라 간다. 경쟁에 뒤진 아이들은 배움의 기쁨을 잃어버리고 마음을 닫아버린다.

이 아이들의 닫힌 마음을 열기 위해서 교사는 끊임없이 학생들에게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한다. 아이들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그들의 사고를 끊임없이 자극하고 북돋워주어야 한다. 온갖 종류의 도전과 상상이 넘쳐나게 해주어야 한다. 성적이 뒤떨어져도 자신감을 갖고 세상을 향해 달려가게 해야 한다. 아이들이 함께 고민하고 서로 격려하며 자신들이 길을 찾아나가게 해주어야 한다.

난 아이들에게 자주 이야기를 해준다. 내가 살아온 이야기, 내가 살아오면서 만났던 사람들의 고통과 슬픔과 소망에 대해. 그런데 요즘은 말문이 열리지 않는다. 세상은 온통 거짓과 폭력으로 얼룩지고, 힘없는 사람들은 고통과 절망에 허우적대는데 나는 도대체 뭘 하고 있는지.

사회는 가혹하고 혼란하지만 배웠다는 자들은 무관심하거나 무기력하다. 나만 잘살면 그만이다. 따져보면 나도 그렇게 살고 있다. 체념뿐인 삶을. 그런데 뭘 말할 수 있나?

그런 내가 오늘도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말한다. 내가 얼마나 바보 같은지 그 무안함을 감추기 위해, 큰 소리로.

“학생은 단지 공부해야 할 존재가 아니다. 자기 삶을 사는 존재다. 너희들은 참 아름답고 소중한 사람이다. 누구나 자신을 값있게 만들 수 있다. 공부해라. 매 순간 배워서 달라질 때 진짜 사람이다. 스스로 체험하고 깨닫고,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아라.”

저작권자 © 단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