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night blues 보컬

매일 아침 여행을 떠나는 당신에게 추천하는 노래.

지친 여행에서 한줄기 바람처럼,

James Blunt - High

해질녘, 무더웠던 태양에 지쳐버린 몸을 이끌고 도착한 정류장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마지막 지프니(필리핀 마을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포근하고 안락한 휴식처로 우리를 데려다 줄 지프니가 도착했고, 무질서하게 차에 오르던 사람들이 자리잡고 앉고 나서야 이방인인 나에게도 차례가 돌아왔다.

좌석은 꽉 차있었고 비좁은 통로에도 사람들이 앉아 있어 들어가지도 못하는 상황.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곳은 지프니의 제일 마지막 공간에 두 발 외에는 아무것도 허락되지 않는 공간에 서서 양손으로 기둥을 꽉 잡는 방법밖엔 없었다.

이미 지칠대로 지친 상태였지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숙소로 돌아갈 수 없었기에, 어쩔 수없이 모든 것을 받아들였다. 사람들이 빽빽이 들어선 지프니가 천천히 출발하고, 차는 점점 더 위쪽을 향해 올라가고 있었다.

출발한 지 몇 분이나 지났을까, 열병을 앓을 것 만 같던 뜨거움이 불어오는 바람에 식어버리더니, 지긋지긋하고 별스럽지 않은 풍경들이 이내 판타지 영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장면처럼 모든 풍경이 아름답게 변했다.

그런 환상을 가능하게 했던 것은 나의 상황과 그 시간, 그리고 음악이 있어서 가능하지 않았을까. 그 순간에 내 귀에 흘러나오던 노래는 영국가수 “James blunt”의 2004년 첫 앨범의 수록곡 “high"였다.

James blunt는 영국 출신으로 “High”가 들어 있는 첫 앨범 “Back to Bedlam"은 2005년에만 236만장을 판매해 기네스북에 ”영국에서 가장 빨리 팔린 데뷔 음반“으로 등재 돼 있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가수이기도 하다.

여행을 떠나는 누군가에게 추천해야 할 노래가 있다면, 그 곳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이하게 된다면 그때 이 노래가 그 사람의 마음을 더욱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것이라 믿는다.

떠나기 전, 꼭 플레이리스트에 넣어 놓기를 바란다. /김준성 시민기자 (산청 간디중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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