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발언] 7월 1일 주민소환청구로 심판해야

아차, 너무 과소평가 했다. 홍준표씨가 도지사실에 살림을 차릴때까지만 해도 그냥 오갈데 없는 퇴역장군이 휴양차 내려 온 줄 알았다. 집권당의 대표까지 지낸 고매한 분께서 국회의원 선거에서 물 먹더니 난데없이 경남도지사로 왔으니 말이다. 경남이야 새누리당 공천만 받으면 부지깽이도 당선되는 곳이지 않은가.

그런데 홍준표씨는 도지사가 되자마자 진주의료원을 없애 버린다. 주민들이 반대를 해도, 모든 직원들이 싸우고 정부에서까지 반대를 했지만 공공의료 따위는 강력한 도지사의 의지 앞에 속수무책이었다. 일약 뒷방 노인에서 보수세력의 대표선수, 차기대권후보로 조명을 받더니 이번엔 급기야 무상급식 중단을 선언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실패한 아이템임에도 무슨 짓을 해도 새누리당에게 표를 던지는 경상남도라는 확신이 차기대권에 대한 욕심에 자신감을 불어 넣었을 법도 하다.

홍준표씨가 바보이겠는가? 똑똑한 사람이다. 수돗물 먹고 열심히 공부해서 검사되고 얻어 걸린 모래시계를 차더니, 단박에 스타검사로 김영삼의 공천장을 받아 금뺏지를 달만큼 판단력도 뛰어나다. 이명박씨와 함께 선거법 위반으로 국회의원직을 박탈당했어도 부끄럼없이 또 다시 공천장을 손에 쥘만큼 거칠 것이 없이 살아온 사람이 아니던가?

유상급식이 시작되는 4월, 한 초등학교에서는 학부모들이 자식들 밥을 직접 해먹이겠다고 솥단지를 걸고, 거리에서는 시민들이 1인시위에다 플랜카드를 들고 외친다. 등교 거부도 하고 일부 학생들이 거리에 나와 피켓을 들기도 한다. 기자회견도 하고 촛불도 들고 민심을 읽어달라고 홍준표씨에게 호소를 한다.

그런데도 묵묵부답이다. 무상급식 중단을 비판하는 여론이 갈수록 높아가는데 이 와중에도 의회에 앉아 영화나 보고 세금으로 골프나 치러 다닌다. 고개 빳빳이 들고 ‘욕먹는 지도자가 필요한 시대’라고 일갈한다. 거기다 한 수 더 떤다. 무상급식 찬성자들을 종북 좌파라고 몰아대며 경남도민들을 정치적으로 갈라 놓는다. 도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도지사, '지 멋대로 날뛰는' 도지사가 홍준표씨이다.

홍준표 도지사, 7월 1일 주민소환청구로 심판해야

한 마디로 홍준표씨는 겁나는 것이 없다. 왜일까? 그 첫 번째 이유는 자신이 가진 권력과 권한이 국민들에게서 나왔다고 보지 않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집권당의 대표도 되었고 도지사 또한 선거를 통해 당선되었지만 홍준표씨에게 그 자리는 국민이 준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어 낸 것일 뿐이다.

두 번째 이유는 흔들림없는 51%의 내 편이 있기에 49%의 그 어떠한 반대도 무시하면 그만이라는 것이 홍준표씨의 생각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51:49의 난장판을 만들어 놓고 4대강이든, 국정원 선개개입이든, 천안함이든, 그것이 세월호이든 니편 내편으로 갈라서게 만들고 흔들림없는 내편이 되어 줄 51%이외의 백성은 백날 촛불을 들고 있던, 죽어라 단식을 하던, 거들떠 보질 않는다. 그 따위 백성이 두렵지 않은 것이다.

홍준표씨가 다시 도지사를 할 리는 없다. 그 흠결많은 이명박씨가, 독재자의 딸인 박근혜씨도 대통령 자리에 보란 듯이 앉는 걸 봤다. 민심이 두렵겠는가? 국가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백성이 주권자라 생각할 리 있겠는가 말이다. 참 쉽다. 51% 자기편에서 대표가 되면 되는 일이다. 국민들의 지지나 여론 따위는 개나 주라고 비웃을 일인 것이다.

본디 목민관과 지도자는 백성을 두려워 해야 한다. 우리는 홍준표씨에게서 그것을 찾을 수 없다. 어쩌면 두려움 따위가 있을리 없다. 그런 공직생활과 선출직을 오래 하다보니 오히려 백성이 자신을 두려워 하길 바라는 착각에 빠져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홍준표씨 사태를 우리 시대 지도자나 목민관들이 백성을 진심 두려워하게 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사건으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 본다. 한 번도 국민을 두려워 해본적이 없고 그들을 주권자로 여기지 않는 이들에게 진정 누가 그들에게 권력을 위임해 주었는지 똑똑히 알리는 기회로 삼을 순 없을까?

이제 홍준표씨가 더 큰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경남 도민들은 대한 두려움을 선사했으면 한다. 취임 1년, 도민 앞에 홍준표씨를 소환해야 한다. 그래서 학교에서 아이들 밥주는 것을 부자와 가난한 아이로 나눠야 되는 것인지, 무상급식 때문에 나라가 망하고 있는 것인지, 경남도에 빚이 많아서 아이들 밥상을 빼앗아야 되는 것인지, 무상급식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좌파고 빨갱이들인지 하나하나 밝혀 홍준표씨를 계속 쓸지 말지를 결정했으면 한다.

아마도 홍준표씨는 주민소환도 두렵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전국적으로 또 다시 조명 받는 기회 쯤으로 여길 듯 싶다. 주민소환 투표가 성사된다해도 든든한 자신편, 공천만 받으면 부지깽이도 찍어 주는 그들을 굳게 믿고 있을 것이다. 그들 51%에게 자신이 지시만 내리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을테니 말이다.

경남 도민 '싫다'....26만명의 주민소환청구 서명이 필요하다

주민소환은 취임 1주년이 되는 7월 1일부터 가능하고 경남도민 유권자수의 10%인 약 26만명의 주민소환청구 서명이 필요하다. 1/3인 87만명의 투표, 그중 과반수인 44만명의 찬성을 얻으면 홍준표씨에게 도민이 부여한 국가권력을 회수할 수 있다.

쉽지 않은일이다. 하지만 운동장에 걸린 밥솥을 비웃고 1인시위와 플랜카드를 든 학부모들을 종북좌파 쯤으로 호도하며 그 어떤 일이 있어도 무상급식을 돌이킬 수 없게 끝까지 밀어 붙일 홍준표씨, 도민을 두려워 하지 않는 도지사를 우리 아이들에게까지 물려 줄 순 없는 노릇이다.

홍준표씨를 소환해야 한다. 10%를 못 채우더라도, 또 33.3%가 투표하지 않더라도 주민소환을 통해 우리는 이렇게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지도자를 가진 고통을 나누어야 한다. 그리고 선거를 통한 우리의 투표 행위가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피눈물을 흘리며 깨달아야 한다.

저작권자 © 단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