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 김준형 교수, 강연 통해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점 지적

경상대학교 역사교육과 김준형 교수가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 배경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강력한 의지로 아버지의 명예회복을 바라기 때문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26일 오후 경상대 BNIT 대강당에서 열린 경상대 사회과학연구원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무엇이 문제인가’ 공개강연에서 김 교수는 “이미 여러 언론보도에서 나왔지만 박 대통령은 유신체제의 계승자를 자처하며 아버지의 명예회복을 바래왔다”며 “추측해보면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강행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새로운 교육과정이 올해 만들어졌는데 그 시작은 2018년이다. 그런데 정부는 역사만큼은 1년 앞인 2017년부터 국정 역사교과서를 사용한다고 발표했다”며 “이건 교육과정에 어긋나는 것이고 2017년이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인데 이에 맞춰 국정 역사교과서를 제사상에 올리기 위한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또한 “정부에서 밀었던 교학사 교과서의 채택률이 0%가 되자 현 집권세력이 충격을 받았다”며 “위기의식을 느낀 현 집권세력이 한국사 교육을 입맛에 맞게 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국정화를 주장하는 학자들의 논리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현 교과서가 기득권의 입장에서 보면 부정의 역사, 자학의 역사, 패배의 역사로 보일 수 있지만 시민의 입장에서 보면 승리의 역사”라며 “우리 민족이 무능하고 일본의 도움으로 발전한 것으로 보는 뉴라이트 역사관이 오히려 패배의 역사”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역사교과서의 문제점에 대해 “국정 교과서는 살아있는 다양한 역사교육을 불가능하게 하고 획일화와 암기식 교과서가 될 것”이라며 “과거 유신체제의 경험을 볼 때 정부가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교과서를 편찬한다고 하는 말은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최근 진주지역 역사 전공 교수 13명과 함께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거부를 선언했다.

▲ 경상대 사회과학대학원이 26일 '역사교과서 국정화 무엇이 문제인가' 공개강연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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