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 교수회, 대학본부에 ‘총장직선제’ 수용 촉구

경상대학교 교수회가 대학본부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교수들이 투표로 총장직선제 회복을 결정한만큼 직선으로 총장선거를 치러야 하는데 대학본부가 협조하지 않는다는 게 이유다.

경상대 교수회는 지난 23일부터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교수회는 현 권순기 총장의 임기가 끝나는 12월 15일 이전에 직선제 총장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 경상대 대학본부의 '총장직선제' 규정 심의 지연에 항의하는 교수회 천막농성

교수회는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전체 교수를 대상으로 총장직선제 회복에 대한 서면표결을 한 결과 744명 중 681명이 투표해 571명(83.9%)이 찬성했다.

이에 따라 교수회는 지난 14일 교수평의원회에서 총장직선제 규정과 시행세칙안을 의결하고 21일까지 심의를 해달라고 대학본부에 요청했지만 대학본부는 심의를 완료하지 않고 있다. 총장직선제를 최종적으로 확정할 수 있는 대학평의원회에 규정과 세칙안을 상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대학본부는 심의를 진행 중인데 꼼꼼하게 더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 경상대 대학본부의 '총장직선제' 규정 심의 지연에 항의하는 교수회 천막농성

안성진 교수회장은 “대학본부가 심의를 끝내야 총장임기 만료일 전에 신임 총장을 뽑을 수 있다”며 “2012년 직선제를 간선제로 규정을 바꿀 때는 1주일 만에 심의를 끝냈는데 이번에는 2주일이 되어 간다. 고의적인 지연이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대학본부의 입장은 교육부에서 원치 않는 총장직선제를 결정해 교육부 눈 밖에 나는 걸 원치 않을 것”이라며 “시간만 끌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상대 교수회는 대학본부가 계속 심의를 지연시킬 경우 천막농성보다 강한 다른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안 회장은 특히 “교육부의 국립대의 여러 사업을 지원하는데 총장직선제를 결정하면 감점을 주는 방식으로 예산 상 불이익을 주고 있다”며 “많이 번다고 잘 사는 것 아니다. 교육부 돈 몇 푼에 대학의 존엄성을 훼손시킬 수 없다”고 밝혔다.

실제 교육부는 2012년부터 총장직선제를 유지하는 국립대에 교육역량강화사업 등으로 재정적인 불이익을 줬다. 이 때문에 대다수의 국립대가 간선제로 총장 선출 방식을 변경했다.

한편 지난 8월 고현철 교수 투신 이후 총장직선제로 전환한 부산대는 오는 11월 17일 총장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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