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 슬램덩크)가 역주행하고 있다. 물론 이 개봉 42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12월 3일 개봉한 는 2월 1일 현재 관객 수 200만을 넘었다. 다시보기와 ‘슬친자’(에 미친 자)라는 유형을 만들며 빚어진 숫자이다. 90년대 시작부터 중반까지 일본열도를 휩쓸고 우리나라까지 덮친 만화 의 극장판이 왜 지금, 다시 그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일까.무엇보다 원작자인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직접 연출하며, CG나 3D 위에도 펜 선의 질감을 위해 그의 수없는 리
1975년 4월 24일 학보사 기자 이인희(외국어교육과 4학년), 박세두(농학과 4학년), 안기옥(농화학과 2학년) 그리고 학생회 대의원 의장이던 외국어교육과 과대표 안광줄(4학년)은 유신헌법철폐와 고 김상진 열사 추모식을 주도했다.점심시간이라 학우 5~600명이 모였고 전체 사회(박세두), 애국가 제창(안기옥 지휘), 추모시 낭송(이인희), 추모사(안기옥), 폐회 선언까지 마무리하고, 동아일보 백지광고 기금을 모금하기도 했다. 강당에 모였던 학생들이 분노를 참지 못해 중앙잔디밭에 앉아서 유신철폐 구호를 외쳤고, 곧이어 스크럼을 짜
길게만 느껴지던 겨울의 기운이 슬슬 물러가니 벌써 입춘이 지났다.오늘은 클래식 재즈라 해야 할지, 재즈클래식이라 해야 할지 애매하기도 한 미국 작곡가 조지 거쉰의 ‘Rhapsody in blue’를 골랐다.선택한 음반은 우디 앨런의 흑백 영화 ‘MANHATTAN’ 사운드트랙 음반과 미국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이 피아노를 치면서 지휘한 음반이다.맨하탄 사운드 트랙 음반은 내가 좋아하는 인도 출신의 지휘자 주빈 메타 지휘,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피아노는 개리 그라프만이다.번스타인의 연주는 LA필을 지휘한 연주이다.여기서 재
자세히 오래 보아야 대상의 아름다움을 알 수 있다고 어떤 시인이 말하더니, 그것이 사람이나 사물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도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요즘 지역 사랑에 빠졌습니다.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쨍한 햇살입니다. 육지에서는 흔하디흔한 가을 아침의 안개도 자주 보기 어렵습니다. 이 강한 햇살을 받고 자란 농산물들이 그 어디보다 맛나고 탐스럽다는 것을 최근에야 알게 되었으니 참 뒤늦은 깨달음이지요. 게다가 사람들도 이 강한 햇살의 기운을 받아서 씩씩하고 힘이 넘칩니다. 영하의 기온으로 내려가는 추운 겨울 아침에도 물옷을 입고서
라는 드라마를 찔끔찔끔 봤다. 학교 폭력 피해자와 가해자들이 서로 영혼을 부수는 드라마다. 거기에 최악, 아니 극악이라 해도 부족할 담임교사가 나온다. 가해자 부모에게 거액을 받아 자퇴이유서를 고쳐 서명한 피해자 엄마, 가해자 이름들을 지운 대가로 받은 돈을 챙겨 딸을 버리고 도망가는 극악 그 자체 엄마도 나온다. 물론 담임도 공모자다.직업이 학생들을 만나는 일이라 담임교사에게 자꾸 눈이 갔다. 범죄자들은 이미 악의 수위를 넘었으니 그렇다치고 내가 신성시 했던 선생의 용기가 단 일초라도 있었다면 얼마나 위안이 되었을
“무법지대에 있는 조폭이 노조라는 탈을 쓰고 설친다.”지난 12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부산 명문초등학교 건설 현장을 방문해 건설노조를 ‘조폭’으로 비유했다. 원희룡 장관의 ‘조폭’ 발언은 윤석열 정부 노동정책의 본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4일 관계장관대책회의에서 “건설 현장에서 레미콘 등 공사 차량의 진입을 막고 건설사들에 돈을 요구하거나 불법 채용을 강요하는 등 불법과 폭력 행위가 판을 치고 있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달 8일부터 집단 위력을 과시한 업무방해와 폭력, 조직적 폭력・협박을 통한 금품
자주 가는 고깃집 중 '함초식당'이라는 데가 있다. 삼겹살을 시키면 젓갈 마늘 등을 담은 조그만 종지그릇을 내놓는다. 고기를 구울 동안 이 종지그릇을 불판 가운데 얹었다가 보글보글 끓으면 꺼낸다. 익은 고기를 여기에 찍어 먹으면 맛이 한결 좋아진다.직장과 집은 걸어서 10분 거리다. 중간에 내가 좋아하는 '한국국밥'이라는 돼지국밥집이 있다. 혼자 가도, 아침 점심 저녁 아무 때나 가도 부담스럽지 않은 식당이다. 이곳에는 취향에 따라 추가할 수 있는 양념이 두 가지 준비되어 있다. 다대기와 새우젓이다. 새우젓은 감칠맛을 강화하고 간을
1월 5일 이후로 글을 올리지 못했다. 멀리 여행을 다녀왔다. 몇 만리 길을 하늘 길로 다녀온 소감은 의외로 덤덤하다. 그렇게 2023년 1월 초순이 지났다.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간 여행이 아니어서 여행에 대한 소회를 밝히기는 어렵다. 다만 떠나기 전부터 그리고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기간 내내 머릿속에는 ‘2022 교육과정’과 ‘대강화’라는 단어가 맴돌았다.언어(문자)가 사고를 지배하는 것인지 아니면 사고의 결과가 언어(문자)로 표현되는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대체로 현재의 가설은 언어가 사고를 지배한다는 쪽이
해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는 왈츠로 새해를 알리는 전 세계 가장 유명한 연주회가 시작된다. 비엔나 필 신년 음악회이다. 음악회의 역사는 꽤 오래 되었다. 공식적으로는 1941년 1월 1일 클레멘스 크라우스의 지휘로 시작되었고 1954년부터 1979년까지는 당시 비엔나 필의 악장이었던 빌리 보스코프스키가, 1980년부터 1986년까지는 로린 마젤이 지휘했다.그 이후 해마다 단원들의 투표로 지휘자를 선정하는데 오늘 소개할 신년음악회는 1987년의 그것이다. 이 해 지휘자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대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었다.신년
겨울 삽화 1 - 조기체조1977년 앞뒤 해 덕산국민학교 학생이었다. 12월 24일 정도면 겨울방학에 들어갔는데 학교에서 반강제적으로 겨울방학 조기체조를 시켰다. 매일 새벽에 일어나 학교 운동장 한 바퀴 돌고 도장을 받아가는 일이었다. 날짜가 적힌 종이를 미리 나눠 주었는데 종이가 찢어질까 두꺼운 마닐라지로 덧대붙여 목에 걸고 집을 나서야 했다.학교 갈 때보다 더 일찍 일어나서 옷을 껴입고 할머니 목도리를 두르고 마당을 나서면 초저녁 하늘에 있던 삼태성이 어디로 갔는지 이름 모를 별 몇 개 반짝이는 것 보고 마을 길을 나섰다.뛰어서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지난 5년간) 보장성 강화에 20조 원을 넘게 쏟아부었지만, 정부가 의료 남용과 건강보험 무임승차를 방치 하면서 대다수 국민에게 그 부담이 전가되고 있다”며 건강보험을 다시 정상화하겠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보장성 강화 정책(일명 ‘문재인케어’)을 건강보험 제도 근간을 해친 포퓰리즘 정책으로 규정한 것이다. 이를 두고 언론에서는 ‘문케어 폐기’수순으로 진단했으며 보건복지부에서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의 문제들을 열거하며 보장성 강화계획을 철회하거나 후퇴하는 정책을 내놨다.‘문재
올해를 뒤돌아보자면, 여성농업계의 최대 이슈는 충청남도의 ‘여성농업인 바우처 제도 폐지’일 듯 싶습니다. 농도를 자처하는 충남의 결정이라고 하기에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결정입니다.그간 충청남도는 농업정책에서 보자면 상당히 선진적인 측면이 있었습니다. 이른바 ‘삼농정책’이라 하여, 지방정부에서도 농업정책 개혁을 이름에 달아서 농민에게 비전을 제시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나은 평가를 받은 측면이 있었습니다.물론이거니와 이 삼농정책은 다산 정약용 선생의 삼농정책에서 차용한 것으로, 편농(便農)이라 하여 편리한 농업, 후농(厚農)이라 하여
2003년생, 만 19세.남학생이 고혈압약과 지방간약 처방을 받아왔다.가족 2명이 같이 왔다. 아버지와 또 다른 형제인 모양이다. 다들 침울하고 말이 없다. 아버지는 기가 찬 모양이다. 10대 후반 아들이 흔히 말하는 성인병 진단을 받았으니 그럴 만도 하겠다. 요즘 이런 경우가 제법 흔하다. 인스턴트화된 공장식 식품으로 바뀐 음식 환경과 운동 부족이 원인이다. 특히 코로나 이후 더 흔해졌다.당뇨 고혈압 고지혈증이 이제는 성인병이 아니고 그냥 '대사성질환'이다. 지방간도 예전에는 부실한 안주와 함께 마시는 술 때문에 생기는 '알콜성'
독일어 Zumutbarkeit는 법률용어로써 기대 혹은 요구할 만한 것이라는 뜻이다. 영어로 옮겨보자면 Permissibility, 혹은 Acceptability 정도로 번역될 수 있다. 우리말은 일본식으로 조어(造語) 느낌이 나는 ‘기대 가능성’이다. 여기서는 법률적 의미와는 다르게 해석한다.어제 오늘 이 기대 가능성과 관련된 경험을 말해 본다.1. 타인의 기대 가능성을 침해(?)한 나의 행동중학교 공모 교장이 된 지 3년이나 지났지만 나는 아직도 내가 스스로 ‘교장’이라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다만 4년 동안 주어진
한국기자협회와 한국인터넷신문협회는 2021년 1월 19일 ‘언론윤리헌장’을 발표했다. 언론윤리헌장은 서문에서 “언론은 인권을 옹호하며, 정의롭고 평화로운 공동체를 추구한다”며 “날로 다원화하는 언론환경에서 저널리즘의 원칙과 책무에 충실한 윤리적 언론은 시대의 요청이다”고 밝혔다. 언론윤리헌장은 모든 언론인이 실천해야 할 원칙을 제시하며 윤리적 언론의 역할로 “사회가 갈등과 이질성을 조화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공론의 장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특정 집단, 세력, 견해에 치우치지 않고 공평무사한 자세로 보도해야 한다”며 ‘
인간의 목소리와 가장 많이 닮았다는 첼로 소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 역시 첼로로 연주한 음악들을 참 좋아한다.예전에는 "클래식 음악을 처음 들을 때 첼로 곡은 첼로의 구약 성서라고 말하는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들어야 해! 그리고 그 다음은 첼로의 신약이라 일컫는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를 들어야 해!"와 같이 약간의 고압적인 자세로 음악 감상을 강요하는 느낌이 있었다. 두 곡의 아름다움이야 이루 말할 수 없지만 이런 식의 강압(?)이 어쩌면 클래식 음악을 빨리 질리게 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클래식 음악이란 우연히 듣
코로나(Covid-19)는 유령이 아니다. '변이'로 개명한 그것은 여전히 우리 주위를 맴도는 엄연한 실존이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전과 달리 만날 수 있고 모일 수 있다 해도 실내에서 마스크는 지금도 벗을 수 없다. 코로나는 우리에게서 많은 걸 앗아갔고 계속 앗아가고 있다.누구에게나 그랬듯 국악과 헤비메탈을 접목해 세계적인 밴드로 우뚝 선 잠비나이에게도 코로나는 악재였다. 2019년 세 번째 앨범 '온다(ONDA)'를 내고 이듬해 80회 공연 월드 투어를 계획 중이었던 그들은 전대미문의 역병 앞에서 끝내 모든 걸 내려놓아야 했
우리집은 남향 양철 지붕이었다. 그 이전에는 이엉을 엮어 얹은 초가였고 두 칸짜리 방과 고방과 소마구간이 있는 아래채도 양철 지붕이었다. 새마을운동으로 후다닥 시멘트 칠을 한 담벼락 안에 백년쯤 되었을 감나무가 양 옆에 있어 바람부는 날에는 감 떨어지는 소리에 화들짝 꿈에서 깨곤 했다. 감이 떨어지고 혹은 감을 다 따고 난 쌀쌀한 새벽, 아버진 마당에 멍석을 깔고 장대를 걸고 삼베천인지 광목천인지로 막을 쳤다. 내 기억엔 아침이지만 아마 전날 타작할 준비를 다 해놓았을 것이다.홀깨(발로 밟는 탈곡기)를 대고 왼쪽에 볏단을 미리 갖다
농민들에게 햇빛은 최고의 은혜이지만 동시에 고통이기도 합니다. 작물을 자라게도 하면서 얼굴을 태우니까요. 우리는 밝은 얼굴빛을 선호하는 문화적 추세가 있습니다. 그러니 너도나도 챙넓은 모자로 햇빛을 가립니다. 그런데 일할 때 굳이 모자를 챙겨 쓰지 않고, 농사일할 때 맨손으로 일하기를 고집하는 사람들이 마을마다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의 특징은 얼추 비슷합니다. 손이 빠르고 일머리도 좋고, 일 앞에서 자신의 몸을 사리지 않고, 주변적인 요소에 별로 신경 쓰지 않고, 해야 할 일은 꼭 해내고 마는 고집스러움을 가졌다고나 할까요?최근에
화물연대가 24일 전국 16개 지역본부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파업에 돌입했다. 철도노조와 지하철노조는 파업을 예고하며 준법투쟁에 돌입했으며,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 등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윤석열 정권과의 통력 투쟁을 선포했다.그러자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연합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6단체는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복합 위기를 맞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수출경쟁력을 악화시키는 일방적인 운송거부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