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는 5분 더 자고 싶은 잠도 막상 쉬는 날에는 알람 소리보다 먼저 눈을 뜬다. 쉬는 날 6일도 그랬다. 가족들이 자고 있을 때 문을 열고 나왔다. 가을바람이 솔솔 불면 그냥 발길 닿는 곳으로 가고 싶었다. 숭숭한 마음을 채우러 떠났다. 승용차를 몰아 진주 남강을 가로질러 망경동과 신안동을 연결하는 천수교 남단 입구에 이르렀다. 진녹색의 까칠한 시멘트벽 배수로 구멍 사이로 고사리가 녹색 잎을 드러낸 생명력이 싱그럽다. 간밤에 내린 비 덕분에 익어가는 대추나무의 대추 알이 물을 송골송골 머금었다. 하얀 벽면에 큼지막한 컬러 파마머
푸른 바람이 훅하고 얼굴을 덮을 즈음 사각사각 노래하는 대나무 노래가 정겹다. 답답했던 마음이 뻥 뚫리는 시원한 기분. 대나무 숲은 그래서 눈물겹도록 아름답다. 진녹색의 풍경은 삶의 에너지를 채워준다. 여름에 방전된 내 몸과 마음을 충전하기 위해 도심 속의 대나무 숲으로 떠났다. 9월 9일, 용기를 내었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간 요즘 머리가 띵하고 가슴이 답답한 내게 위안을 안겨주기 위해서였다. 평소 그냥 지나쳤던 가좌동 남부산림연구소를 찾았다. 공사 중이라 산림과학관은 문이 닫혀 있었다. 아쉬움을 잠시
작사/곡 조용호세상은 너무나도 빠르게 돌아가고너무나 빨라지면 빠른지도 모르지즐거운 시대는 다시는 오지 않고텔레비전이 꺼지면 온 세상도 까맣네Be Careful, My BrotherBe Careful, My SisterBe Careful, Be Careful, You and Me인생은 너무나도 짜증스러워졌고허튼 농담을 한다면 나를 때릴지도 모르지노래는 너무나도 저질이 돼버렸고벗은 여자들을 본다면 귀가 잘릴지도 모르지하루는 너무나도 허무하게 흘러가고퇴근 시간이 온대도 할 수 있는 건 없지즐거운 나날들은 다시는 오
여름 끄트머리의 공기가 좋다.옅게 흐른 땀이 시원한 공기에 식어가며 따신 물에 샤워하는 시간을 기다리는게 좋다.이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아주 긴 시간 동안 못마시겠구나, 생각하며 사 마시는 아이스아메리카노가 좋다.더운 열정과 차가운 침착함이 혼재되는 느낌이 좋다.연보랏빛 저녁 하늘이 좋다.옷장에서 긴 소매의 체크남방을 꺼낼 때 나는 냄새가 좋다.지금이 좋다.
한 달 이상을 진주성에 가지 않았다.너무 더운 날씨때문이라는 게 가장 큰 핑계거리다.그리고 사진찍는 사람들에게는 한여름 무더위는 쉬어가는 계절이기도 하다.다른 때보다 일도 적기 때문이기도 하다.여하튼 이제 여름처럼 창문을 열어놓고 자기에는 새벽 공기가 많이 쌀쌀해졌다.처서가 지난 지도 좀 됐으니 그럴만도 하다. 모처럼 진주성에 가을 마중을 나가봤다.이제 진주성 식구들은 가을 옷 갈아 입을 채비를 하고 있는게 느껴진다.하지만 조금 있으면 진주는 떠들썩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사실 지난 해 10월을 생각하면 거의 악몽에 가깝다.진주 살
뜨겁고 촉촉했던 여름의 느낌에서 슬슬 벗어나야 할 시간이다. 발걸음을 조금만 더 옮기다 보면 가을로 성큼 들어가버릴 텐데, 아직은 뒤를 돌아봐도 느낄 수 있는 여름의 마지막 기운이 사뭇 아쉽다.숲이건 바다건 깊은 향기가 풍겼던 여름밤의 기운이 참 좋았다. 새벽과 밤에 추위를 느낄 필요 없이 그 시간을 만끽할 수 있는 건 굉장히 멋진 일이었는데, 가을이 오면 시린 손을 호호 불어야겠지. 그래도 겨울이 완전히 찾아오기 전에 다가올 가을을 좀 더 충만하게 보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가을 색이 깃든 음반들을 만나기 전에 우리의 여름을 마
마을 야트막한 뒷산에는 온통 노란 해바라기꽃이 피고 있더군요. 지금은 지난 일요일 오후보다 그 큰 꽃봉오리들이 쉴새없이 터져 며칠새 더욱 한창이겠지요. 해바라기 꽃길을 따라 젊은 연인들도 나이 지긋한 연인들도 마냥 즐겁더군요. 가끔은 해바라기 사이 고랑을 따라 들어갔다가 한참 뒤에 나오기도 하고요. 키큰 해바라기가 꽉찬 그곳에서 입맞춤이라도 했을까요? 하하,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손님맞이 하느라 마을 할매 할배들이 해바라기밭 곳곳을 지키거나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더군요. '과도한 스킨십'은 자
작사/곡 - 손송이오늘도 네게 전화를 걸어수화음 소리만 계속 들려온다눈물은 코끝을 스쳐 내 심장에 내려앉지한 번만이라도 우연이라도그렇게라도 보고 싶은데바보 같은 나는 미련 많은 나는술 한잔에 기대어 운다미치도록 네가 보고 싶어서비어 있는 잔에 술을 채웠어가득 차인 잔 속에 비친 너의 모습에취하지도 취할 수 없는 날 본다한 번만이라도 우연이라도그렇게라도 보고 싶은데바보 같은 나는 미련 많은 나는술 한잔에 널 보내 본다하루가 의미 없이 지나가그만큼 넌 멀어져가고널 잃은 가슴은 갈기갈기 찢어져고통의 시간은 영원이 된다미치도록 네
올해부터 진주에서도 중학교는 대부분 자유학기제가 실시되고 내년부턴 모든 중학교가 의무적으로 참여한다. 교육부 발표 자료를 보면 자유학기제란 중학교 과정 중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이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토론・실습 등 학생 참여형으로 수업을 운영하고, 진로탐색 활동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제도라고 한다. 한 학기동안 시험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시간동안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중학생들이 자신들의 진로와
2013년 1월 1일 이후로 2년 7개월 만인 2015년 8월 1일부터 진주시내버스 요금이 인상되었다. 일반인은 교통카드 요금이 1,100원에서 1,250원으로 150원, 현금 요금은 1,200원에서 1,300원으로 100원 인상되었고 청소년의 경우 교통카드 요금이 800원에서 850원으로 50원 인상되었다. 청소년 현금 요금과 어린이 요금은 변동 사항이 없다. 시내버스 요금이 주기적으로 조금씩 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남 모 신문사는 버스요금의 인상 이유는 유류가격 및 인건비의 상승으로 인한 것이라고 밝혔고 이에 대해 버스회사는
SNS 시대다. 버스, 지하철 심지어 길거리에서도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학생, 어른 할 것 없이 남녀노소 모두가 sns(social network service)를 이용하는 것을 흔히 볼 수있다. 그만큼 sns가 우리생활에 가까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필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NS 활동 중에서 가장 많이 하는 것이 최근 게시물들을 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친구들의 게시물을 보며 소식을 알고 소통 할 수 있으며 사진과 동영상으로 유용한 정보도 종종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SNS가 생활
방학의 사전적 의미는 학교에서 일정 기간 동안 학생의 건전한 발달을 위한 심신의 피로를 덜어주기 위해 수업을 쉬는 기간을 말한다. 그러나 현재 대부분의 고등학교에서는 '자율보충'이라는 명목 아래에 방학기간동안 '반강제적'으로 학교를 나와야 한다. 이처럼 방학전과 다를 바가 없는 말만 방학인 지금의 방학은, 방학이라고 할 수 없다. 푹푹찌는 더위를 뚫고 아침 일찍 부터 교복을 입고 가장 더운 12시에 하교해야 되는 그런 방학보충에는 여러가지 진실들이 숨어 있다. 한 학생이 선생님
여름의 끝에 연꽃이 있었다.백중날 떠도는 영혼들을 천도하듯이 꽃길을 열어 손짓하고 있었다.긴 더위와 가뭄이 피워올린 꽃송이들, 그 붉은빛이 푸르른 잎사귀 사이로 일렁인다. 8월 마지막 일요일, 돌아보면 진주 곳곳이 연꽃이다. 여름은 끝물이지만 연꽃은 절정에 닿고 있어 백이면 백 사람이 모두 감탄하게 한다. 벌린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지금 진주 정촌면 예하리 강주연못, 명석면 용호정원, 금산면 금호지로 걸음한다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풍경을 보리라. 여름의 마지막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을 듯하다.
"이곳에 혼자서 저렴한 가격에 밥 한 그릇 할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엄마한테 해보시라고 권했어요.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패스트푸드나 프랜차이즈가 아니라 힘든 일을 하시는 분들이 든든한 밥 한 끼 부담없이 할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했어요."조각·설치 작업을 하는 강선녀(40) 작가의 말이다. 강 작가는 엄마 김윤옥(63) 씨를 부추겼다. 김 씨는 "집에서 밥하고 살림만 하고 살았어요. 요리해서 나눠 먹는 걸 좋아했는데, 딸이 계속 해보라고 권했어요. 특별한 계기도 없이 갑작스레 딸이 추천해서 밥집을
2015 경남청소년 디베이트 대회가 진주에서 열린다. 진주흥사단은 오는 10월 17일 경남과학기술대학교에서 경남지역 중.고등학생이 참가하는 대회를 연다.디베이트(토론) 대회는 4명이 1팀을 구성해 1가지 논제를 놓고 교차질의와 반박을 이어가며 토론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논제는 중학생의 경우 ‘걸그룹의 선정성은 제한되어야 한다’이고 고등학생은 ‘한국은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중단해야 한다’이다. 예선 심사기준은
오랜만에 양보역에 다녀왔습니다.무궁화호 #1941 편으로 오후 1시23분에 양보역에 도착해서 18분간 머물다가 무궁화호 #1954 편으로 오후 1시41분에 양보역을 떠났습니다. 양보역 주변에는 볼거리는 전혀 없습니다. 그냥 자연속의 간이역만 있을 뿐입니다.여름날 오후 그 시각에 내리고 탄 사람은 나 혼자뿐이었고, 양보역은 짙은 녹음과 벌레 우는 소리만 가득했습니다. 양보역은 현재 무궁화호가 하루에 상행선 4회, 하행선 4회 해서 모두 8회 정차하고 이용객수가 하루에 평균 10명인 간이역입니다. 버스정류
싱어송라이터 권나무가 8월 한 달간 라는 타이틀로 진행된 공연 투어의 종착지로 선택한 진주를 찾았다. 작년 12월, 평거동 에서의 공연 이후 8개월 만의 진주 무대다. 이번 투어는 창원, 부산, 제주, 김해, 진주에서 차례로 진행되었다.공연이 시작되고 초반 몇 곡을 노래하는 동안 쉬이 말문을 열지 못하던 그가 공연 중반 이후 담담하고 차분하게 풀어놓은 속내를 정리해 본다. 1.지난주 김해에선 말도 많이 하고, 밝고 즐겁게 공연을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진주 공연에선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
사람들은 어떤 행위에 대해 의미를 찾으려고 한다.의미가 없는데도 의미를 찾아내었다며 그 행위에 대해 특별하게 생각하기도 한다.혹자는 의미를 찾아낸 것이 아니라 의미를 붙여 주었다고도 한다.모든 것은 상호 작용의 결과이며 작자가 의미를 생각하지 않았다고 해도 작자가 그 행위를 한 순간부터 그것은 자기의 것이 아니기에 받아들이는 자의 마음이라며... 물론 이런 의견에 부분 동의를 한다. 하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온갖 이상한 수식어들의 나열이 가끔은 우습게 여겨지기도 한다.알맹이보다 포장물이 더 화려하게 장식된 우리네 ‘예술’의 현실이다.
지리산은 제주도를 제외한 한반도 남단에서 가장 크고 높은 산입니다. 행정구역으로 삼도봉을 기준으로 경남에는 산청군, 하동군, 함양군을 포함하고 전북은 남원시, 전남은 구례군에 걸쳐 있습니다.지리산은 남쪽 지역 여러 강의 어머니이기도 합니다. 지리산 북쪽으로 흘러내린 물은 엄천강에서 경호강으로, 다시 남강에서 낙동강으로 이어집니다. 남쪽으로 흘러내린 물은 그대로 섬진강이 됩니다.지리산은 지난 1967년 우리나라 1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습니다. 산이 높고 넓은 만큼 자연·인문을 망라해 많은 것을 품고 있습니다. 2박 3일 동안 그 커다
40여 년 가까이 나고 자란 고향 진주를 떠나 거제도에서 살아온지도 20년이 다 되가니 고향살이 절반 세월이 흘렀다. 무슨 피난가듯 무작정 찾아들었던 곳, 참 낯설고 물설었다. 정붙이려 애를 쓰다보니 인력 시장에서 손에 익지 않은 막노동일로 거제섬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주워듣고 본것이 이제 반 거제 사람을 만들었다.해마다 휴가철이면 많은 사람들에게 부대끼지 않는 거제의 절경을 소개해 달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런 곳이 있다면 나부터 찾아 쉬고 싶다는 퉁을 주면서 바다를 끼고 갯길따라 섬을 한 바퀴 돌아보라고 권한다.제주도보다 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