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들어 태풍이 한반도 남쪽을 두 차례나 지나가고 난 하늘은 멋진 작품을 남겨놓았다.더위가 한풀 꺾이고 나면 가을 나들이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가을 나들이를 미리 계획하고 떠나는 사람들도 있지만, SNS에 올려진 멋진 사진을 보고 떠나는 경우도 있다. 이번 가을 여행은 가야 유물을 살펴볼 수 있는 박물관과 그 둘레에 있는 가야 왕릉 풍경을 보러 가는 여행을 떠났으면 좋겠다. 가야에 관련된 박물관 둘레에는 왕릉이 모여있는 고분들이 있다.초록고분과 파란하늘 그리고 흰구름 어우러진 풍경을 한 폭의 그림이다. 거기다가 재미있게 놀 수
빗속에서 걸었던 8월의 초록걸음, 비가 와도 우리가 초록걸음을 멈추지 않고 걷는 까닭은 '있는 그대로의 지리산'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있는 그대로의 지리산'을 지키기 위해서다. 또한 비 오는 지리산의 아름다움을 잘 알기 때문이다. 비 내리는 숲에선 나뭇잎들이 받아내는 빗소리와 함께 숲의 기운을 온전히 느끼기에 최적이라는 걸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이번 초록걸음은 피아골 직전마을에서 시작해서 삼홍소를 지나 구계표교까지 왕복 6Km 거리였는데, 이번 길동무들은 유달리 부부 참가자가 많아 5쌍이나 되어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과 더불어 초
강원도에서 시작한 물길이 경상도 북쪽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는 낙동강은 어떤 아픔의 역사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낙동강에 얽힌 이야기를 찾아봤다.1950년 6월25일 시작된 한국전쟁, 8월초에는 북한군이 낙동강까지 밀고 내려왔다. 낙동강을 가운데 두고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게 되었다. 낙동강 둘레에 살고 있던 창녕 사람들은 전쟁을 피해 가까운 밀양으로 피난을 떠나게 되었다. 4,5일만 지나면 집으로 돌아올 수 있겠지 하고 떠난 피난이었지만, 10월초 다시 집으로 돌아오기까지 두 달이 걸렸다.창녕에서 밀양으로 한꺼번에 몰린 피난민들은
인디언 식으로는 ‘열매가 빛을 저장하는 달, 7월’. 초록걸음 길동무들과 함께 추성리에서 출발해 칠선계곡 용소를 들렀다가 장군목 넘어 두지동에서 점심을 먹고는 백무동계곡까지 대략 6Km의 거리를 걸었다. 그리곤 백무동계곡 그 맑은 물에 몸을 첨벙 담그며 무더위를 식혔다. 오르막 숲길을 걸으며 땀 흘리고 난 다음에 만나는 계곡물의 짜릿한 참맛을 느낄 수 있었다. 비록 역대급 가뭄이지만, 지리산의 계곡들은 결코 마르는 일이 없다. 백무동과 칠선계곡의 물들은 용유담 지나서 쉼 없이 흘러 엄천강이 되고 경호강이 되어 진양호에 다다르고 다시
진주하면 떠오르는 곳이 진주성이고 진주성을 대표하는 건물은 촉석루입니다. 진주성은 임진왜란 때 일본군에 맞서 싸운 곳으로 이름나 있지요. 진주성 촉석루처럼 아름다운 누각이 있는 곳이 밀양입니다. 진주가 임진왜란 때 일본군에 맞서 싸운 곳이라면, 밀양은 일제강점기에 조선 독립을 위해 싸운 독립운동가를 가장 많이 배출한 고장입니다. 조선시대에 진주에 촉석루를 짓고 난 뒤, 밀양 사람들은 촉석루를 본받아 영남루를 지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촉석루가 미군 폭격에 불타자 다시 영남루 본을 보고 촉석루를 짓습니다. 촉석루와 영남루는 서로 거울
극심한 봄 가뭄이 여전히 이어지던 6월 셋째 토요일, 하동 적량면에 자리한 구재봉자연휴양림에서 초록걸음 길동무들과 걸음을 시작했다. 지리산 둘레길 삼화실-대축 구간 중 신촌재에서 먹점마을로 가는 본선과는 달리 구재봉과 구재봉 활공장을 지나는 지선 구간은 초록걸음 길동무들과는 처음으로 걷는 구간이었다.구재봉(767m)은 지리산 남쪽 끝자락 하동읍·악양면·적량면 등 3개 읍·면이 만나는 곳에 있는데 산의 형상이 거북이가 기어가는 모습을 닮아 구자산으로 불리다 구재봉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구재봉은 지리산 둘레길 21개 구간 중 조망이 가
세월호 사고를 비롯한 여러 안전사고를 겪고 난 뒤, 안전사고 예방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이 많이 나아졌습니다. 아울러 기후위기를 몸으로 겪으면서 생태환경에 대한 관심도 나날이 높아져가고 있습니다. 사립 유치원에서 영어학교라는 이름을 내걸고 어릴 적부터 영어교육을 시키는 것에 대해 찬반 여론도 있습니다만, 어릴 적 영어 교육 못지않게 생태환경교육을 시키는 학부모들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교육 열의가 높은 도심권 학부모들은 생태환경 교육을 어릴 적부터 하고 있습니다. 이런 학부모들 요구에 따라 유치원 가운데 숲유치원 이름을 내거는 곳도 있
3년 만에 처음으로 마스크를 벗고 5월의 지리산 둘레길을 걸었다. 삼화실에코하우스에서 출발, 버디재를 넘어 서당마을 이팝나무 아래서 맛난 점심 도시락을 먹고는 바람재를 지나 하동읍까지 12Km의 거리를 길동무들과 함께 걸었다. 마삭줄, 때죽나무, 찔레 그리고 아까시나무까지.. 흰 꽃들의 그 진한 향기에 정신이 아득해질 지경이었다. 5월의 지리산 둘레길은 초록에 물들고 흰 꽃들의 향기에 흠뻑 취했던, 말 그대로 초록걸음 그 자체였다. 고봉밥 같았던 풍성한 꽃들을 모두 내려놓았지만 길동무들에게 초록 그늘을 내어주는 서당마을 350세 이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이 지원하는 첫 번째 여행를 떠났습니다.이번 답사 주제는 '낙동강, 쌀과 소금 뱃길' 이야기입니다.낙동강에 다리가 놓이기 전에는 사람들 오가는 주요 강어귀에는 나루가 있었습니다. 그 나루 자리에 국도가 지나가면서 다리가 놓였고, 그 다리 옆에는 나루가 있을 때부터 지킴이 노릇을 하고 있었던 느티나무, 팽나무들이 옛 기억을 간직하고 우뚝 자리하고 있습니다. 강을 가다가 큰 나무가 강 양쪽에 있으면 나루가 있었던 곳입니다. 교통수단이 발달되기 전에는 무거운 물건은 강을 통해 옮
2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유지되었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맞는 첫 토요일, 주변 산들이 연초록 나뭇잎으로 출렁대는 하동호에서 길동무들을 만났다. 여전히 마스크를 쓴 채로... 4월 초록걸음은 청학동 계곡의 물들이 모이는 하동호에서 출발, 청암천을 건너고 존티재를 넘어 삼화실 지리산 둘레길 안내센터까지 걷는 지리산 둘레길 11코스 구간 9.4Km였다. 봄빛으로 완연했던 그 둘레길을 사진으로 따라가 본다. 정겨운 징검다리로 청암천 건너 관점마을로... 돌배가 특산품인 명사마을 입구에서... 소의 조사료용으로 재배되고 있는 귀리밭
서울 둘레에서는 대중교통이 편리한 지하철역을 가까이 둔 아파트를 역세권이라고 한다. 지하철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아파트 단지가 그만큼 가격이 높다는 것이다. 몇 년 전부터는 숲세권이라는 말도 생겼다. 아파트 단지 옆에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숲이 있으면 아파트 가격이 더 올라간다는 것이다. 문명의 편리만큼 자연조건이 차지하는 주거 조건이 높아졌다.학교숲도 마찬가지다. 운동장을 줄이고 자연 숲을 만들어, 아이들이 숲에서 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학교가 늘어간다. 거기다가 가까운 숲을 활용해서 생태체험을 하는 곳도 있다.
겨울철 정비기간을 마친 지리산 둘레길이 다시 북적대기 시작했다. 여우가 시집가고 호랑이가 장가가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반가운 초록걸음 길동무들과 다시 만났다. 초록걸음은 해마다 둘레길을 걸으면서 사용할 펼침막을 준비한다. 올해는 “지리산의 마음과 지리산의 가르침으로...”를 펼침막 문구로 정하고 길동무들과 함께 길을 걷기로 했다. 2022년 첫 초록걸음으로 악양 들판을 한 바퀴 도는 평사리 둘레길을 택했다. 그 시작점은 2018년 여러 작가들이 골목길 미술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악양면 하덕마을이다. 동네 사람들은 하덕마을을 ‘섬등’
몇 십년 전까지만 해도 농촌에서는 본격적인 농사를 시작하기 전에 '회치'라는 이름으로 들과 산을 찾아 즐겁게 놀았던 시절이 있었다. 회치는 들놀이 혹은 회식을 뜻하는 경상도 말이다. 옛 기억을 살려 경남생명의숲 회원들과 창원 장복산 편백숲을 찾아 봄기운을 받고 왔다.납작한 만두모양 잎을 가진 측백나무과에 편백은 일본을 통해 들어오면서, 피톤치드를 내는 대표나무로 자리하고 있다.나무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내는 향균기능은 사람에게는 좋지만, 향을 싫어하는 균과 곤충은 살 수 없는 환경이 되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편백을 자기만 아
올 겨울은 삼일이 추우면 사일이 따뜻한 날이 이어지는 전형적인 겨울 날씨다.사온이 끝나고 삼한이 시작되는 날에, 김해 봉하마을을 경남생명의숲 회원들과 찾았다.봉하마을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잔디광장에서 신나게 놀고 오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겨울 바람에 기를 못 펴고 살펴보는 시간만 가졌다.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대통령 묘역 둘레에 있는 생태체험장과 화포천은 생태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노무현 대통령 묘역과 둘레에 있는 이야기 중에, 이번에는 민속이야기를 살펴보기로 했다.봉하마을 노무현 대통령 묘역을 처음 찾는 사람들이 많
지방에 있는 성곽 중에 온전히 보전되어, 사람들이 많이 찾은 곳을 꼽으라고 하면, 순천 낙안읍성, 공주 공산성, 해미읍성, 그리고 진주성을 이야기할 수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무너지거나 사라진 성곽을 복원해서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일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찍부터 진주는 진주성을 중심으로 개천예술제와 유등축제를 만들어, 진주를 대표하는 문화로 만들어왔다. 타 도시 사람들은 남강과 진주성을 가진 진주를 부러워한다.오랫동안 아이들과 함께 진주성을 찾으면서, 이렇게 좋은 조건을 갖춘 진주성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체험교육 장소로 더 많이
어느새 다가온 2021년의 끝자락, 초록걸음 길동무들은 올해의 마지막 걸음을 걷기 위해 명석면 오미마을에 모였다. 얼마 전 길이 열린 진양호 자전거길을 따라 청동기박물관을 지나 산청 소남마을까지 약 11Km의 길을 걷기 위해서다. 작년에 이어 올 한 해도 코로나로 위태롭긴 했지만 총 열 차례의 초록걸음이 별 탈 없이 진행되었다. 딱 그만큼의 거리를 유지하며 걷는 초록걸음이었기에 가능했으리라 싶다.오미마을에서 진양호 순환도로를 따라 조성된 자전거길은 차도 옆 호수 쪽으로 데크를 놓아 만들어졌기 때문에 휠체어도 충분히 다닐 수 있는 수
우리나라 초등학생들이 밖에서 노는 시간이 죄수보다 적다는 말이 있다.자연과 함께 놀아야 할 아이들이 그만큼 밖에서 노는 시간이 적다는 표현일 것이다.입시 위주 교육을 따라가는 많은 학부모들 때문에 아이들이 놀 시간이 적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놀 수 있는 공간은 잘 마련되어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이다.학교는 교실과 운동장 그리고 일부 다목적 공간이 있다. 공부는 교실에서 체육은 체육관에서 주로 이루어진다.체육을 하던 운동장 쓰임새는 날로 줄어들고 있다. 이 운동장을 아이들이 흙과 놀 수 있는 공간으로 차츰 바꾸어가고 있다.경
11월 초록걸음을 걷기 하루 전날인 11월 19일은 하동알프스프로젝트 철회를 요구하며 지리산산악열차반대대책위 주민들이 하동 군청과 악양면사무소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1인시위를 시작한 지 꼭 1년 되는 날이었다. 형제봉 일대에 산악열차와 케이블카 그리고 모노레일까지 설치하겠다는 하동알프스프로젝트, 국립공원 1호 지리산에 뜬금없이 알프스라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 그 프로젝트의 중심인 형제봉 아래 동정호에서 걸음을 시작하는 까닭에 마음이 착잡하기만 했다.박경리의 소설 ‘토지’의 무대이기도 한 평사리 무딤이뜰 한쪽에 있는 동정호는 이곳 악
2021년 11월 11일, 가을날에 밀양에 있는 나무 어른을 만나러 갔다.함께한 사람들은 한 달에 한 번씩 책을 읽거나 가까운 곳을 찾아다니는 모임 회원들이다.지난 봄에는 밀양에 있는 독립운동가들 흔적을 찾아 나섰고, 이번에는 오롯이 밀양 가을 풍경을 즐기자고 떠난 답사였다. 밀양 오연정 은행나무. 암그루가 아니어서, 떨어진 은행잎 위에서 놀 수가 있었다. 2021년 11월 11일은 이 멋진 은행나무가 오연정 주인이다.어느 곳이든지 역사와 문화가 깃들지 않는 곳이 없지만, 어떤 눈으로 보느냐에 따라 느끼는 감동은 다르다.
아내와 함께 김해시 장유면에 있는 장유누리길에 다녀왔다. 오전 9시 무렵 진주의 집을 출발하여 국도 2호선을 따라 나아갔다. 2번 국도는 전라남도 목포시에서 부산광역시 중구에 이르는 길이 377.9km의 일반국도로서 1957년부터 2002년에 걸쳐 건설된 구 도로이다. 남해고속도로가 생기기 전까지는 경전선(慶全線) 철로와 더불어 국토의 최남부를 관통하는 간선도로였는데, 지금은 비교적 한산한 편이다. 특히 진주를 출발하여 마산의 진전에서 거제·고성으로부터 오는 14번 국도와 만나기까지는 아주 한적하여 마치 전세 낸 듯한 기분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