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진주시 주약동 한 아파트 체력단련실 한편 컴퓨터실에서 아래아 한글 워드프로세서 수업이 한창이었다. 이날 강사는 75세 강정순(경남 진주시 가좌동) 씨. 배우는 사람이나 가르치는 사람이나 다들 나이가 많았다.컴퓨터를 다루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수강생들 덕분에 강사는 바빴다. 한 말을 두어 번씩 반복하고 수시로 자리에서 일어나 사람들을 일일이 도왔다. 느릿느릿 가르쳐도 금방 딴 곳에서 헤매는 수강생들은 강사보다 큰 소리로 “아이고!” “난 안 뜨는데.” “이건 왜 이래.” ….강정순 씨는 현재 진주시 시니어정보센
맥주애호가의 구미를 당기게 하는 창의적인 맥주의 향연과일에서 단맛을 수치로 표현할 때 브릭스(Brix) 단위를 쓰듯, 맥주에서 쓴맛을 수치로 표현한 단위가 IBU(International Bitterness Units)이다. 일반 맥주들의 IBU가 10~40 정도인 것에 비해 IPA의 IBU는 적게는 60부터 높게는 100에 가깝다. 홉을 많이 넣을수록 엄청난 쓴맛을 가지게 되는데 요즘은 일부러 100이 넘거나 심지어는 1000에 가까운 노골적으로 쓴맛을 강조한 맥주를 마케팅으로 내세우기도 한다.
'PEACE' 라는 단어를 생각하며 그린 그림입니다.내 존재의 우주를 감싸안는 마음을 갖고 싶습니다. 나의 존재함은 우주를 감싸 안으므로써 존재합니다. 눈을 감으면 자연과 우주가 내 마음으로 들어옵니다. 저는 제 안으로 들어온 우주와 자연을 마음으로 감싸안습니다.그러면 평화를 얻습니다. 평화는 저에게 삶의 이유를 선사하지요.저의 존재함이 결코 하찮은 것이 아님을, 마음이 쓸쓸 할 때마다 눈을 감고 자연과 우주를 상상합니다. 저의 존재 이유가 그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용기와 평화를 얻기 때문입니다.
짧은 반팔 소매 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느껴진다. 중국의 유럽이라 불리는 칭따오!!! 익숙한 산둥성의 동쪽 청도!!!혼자 다녔던 한여름의 태산 덕분에 자신감이 생긴 것이리라. 이곳 청도에서도 호텔은 기차역 옆을 예약했다. 종점이므로 길을 잃을 걱정은 없다.공항버스에 올라타고선 익숙한 듯 자리에 앉았다. 여유롭게 배낭도 의자위에 아무렇게나 둔다. 석달전 중국여행시 공항버스에서 배낭을 무릎에 놓고 안고 있었던걸 생각하면 지금의 나는 이 먼 타지에서 겁없이 버스에 오른... 대한민국 아짐이닷!
경칩이 오기 전 마지막 꽃샘추위, 삼일절의 바람은 매서웠고, 그 순리에 대항하기 위해 돼지국밥집에 방문했다.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손님이 만원이다.메뉴는 돼지, 순대, 내장국밥 등 몇 가지 국밥류와 수육백밥, 그리고 모듬수육으로 이루어져 있다. 보기엔 메뉴가 많아 보여도 들어가는 부속만 차이가 있을 뿐 의외로 간소하다. 필자는 순대를 좋아하기에 순대국밥으로 주문했다. 일단 국물을 맛보고, 기호에 맞게 새우젓으로 간을 맞춘 후에 국밥 속에 있는 양념장을 풀어 변화한 맛을 즐긴다. 그리고 같이 나오는 부추무침을 약간 넣고
평화를 꿈꾸고 역사를 되새기는 의미로 우리가 기념해야 할 중요한 날, 어제는 삼일절(3·1절)이었다. 이날 삼일운동 정신이 되살아난 듯 300여 명의 진주시민들은 작은 태극기를 나눠 들고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등의 폐기를 촉구하며 진주성 앞에 모였다. 이들은 어떤 생각으로 태극기를 들고 삼일절 행사에 참여한 걸까.먼저 평화나비 써포터즈 노란 잠바를 입고 있는 권다경(20) 씨. 올해 대학교에 진학하며 평화나비 써포터즈에 처음으로 참여하게 됐다는 다경 씨는 역사 문제에 관심은 있었지만 ‘3·1 아리랑’ 행사 같은
유럽바리스타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는 최은주 씨가 근무하고 있는 곳은 ‘커피플라워 도서관’이다. 가게에는 스터디 룸도 마련돼 있고 도서관처럼 여러 사람이 공부하기 위해 둘러앉을 수 있는 대형 테이블과 커피 수업을 받을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이 있다. 커피를 직접 내려서 먹도록 주방이 개방돼 있다. 최은주 씨는 그런 곳의 매니저다.그는 진주산업대(현 경남과학기술대)에서 인테리어재료공학과를 다니다 중퇴했다. 2년도 안 되는 기간을 다녔지만 전공은 적성에 맞지 않았고, 배움을 계속할 의미를 찾지 못했다. “‘이건
대학교를 4년 만에 졸업하는 경우가 오히려 흔치 않다고 한다. 정현진 씨도 그렇다. 우리 나이로 28살에 경상대학교를 졸업한 그는 단 1학기만 휴학했을 뿐이라는데 그동안 뭘 했을까? 졸업이 늦어진 건 교환학생으로 미국에 다녀왔을 때 국내에서 학점 인정이 안 되는 강의를 많이 들었던 탓이었다.“제 전공이 영어교육인데 거기서는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니까 어떤 수업이든 어학에 다 도움이 됐거든요. 그래서 한국에서 학점 인정이 안 되는 것도 여러 가지 들었어요. 스킨스쿠버 강의나 스페인어 강의 같은 거.” 교
지역은 무엇인가? 중앙과 대립되는 것인가, 아니면 그렇지 않은가? 기자란 무엇인가? 지역신문 기자는 중앙지 기자와 다른가, 아니면 그저 달라야 하는가? 넘쳐나는 기사와 정보 속에서 지역언론은 살아남을 수 있는가?지역신문 기자라면 여러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누군가 지역기자의 길을 고민하고 있다면 그 해법까지 전해주는 이가 있다. 김주완 기자. 그는 《대한민국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가기》의 저자이며 2016년 2월 현재 경남도민일보 이사이자 출판미디어국장이다. 그가 쓴 이 책은 2007년 나왔고, 그는 2012년에 《SNS시대 지역
맥덕들 사이에서는 ‘이파’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맥주가 있다. 인디아 페일 에일(India Pale Ale) 이 그것인데 ‘에일’ 맥주의 한 종류이다. 이 맥주는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다. 특유의 쓴맛 때문인데 이 맛은 맥주에서 쇠의 냄새 같은 다소 비릿한 맛과 쌉쌀한 맛 같기도 하다. ‘홉’이라는 재료 덕분이다. 홉이 많이 들어가 홉의 향이 풍부하게 나는 맥주를 ‘호피(hoppy)하다’라고 말하는데, IPA는 맥주의 종류 중 가장 호피한 맥주라고 할 수 있겠다. 인디아라는 이름
◆가천마을 팔각정에서 시작휴일 남해군 남면 가천다랭이마을은 관광객들로 북새통이다. 고샅마다 유유히 흐르는 관광객은 정작 다랑논에는 관심이 없는 듯하다. 마을을 벗어나 다랑논으로 향하니 문득 한적해진다.남해바래길 두 번째 코스 앵강다숲길은 이 다랑논 끝자락, 팔각정에서 시작한다. 팔각정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그야말로 망망대해. 보는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면 일본을 왼쪽으로 끼고 태평양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태평양이라니 멋진 출발이 아닌가.출발하자마자 대숲을 만난다. 파도소리와 대숲에 이는 바람 소리가 묘하게 닮았다. 대숲을 빠져나오면서부
영화가 끝난 후에도 쉬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었다.고작 스물일곱 나이에 유명을 달리한 윤동주(강하늘)와 송몽규(박정민). 그 짧은 생애에도 이들에게는 이름도, 언어도, 시를 노래하고 산문을 쓰고 싶었던 꿈도 허락되지 않았다.몽규는 말했다. "주권 없이 이상을 노래하는 게 어떤 의미가 있니? 고민해야 하지 않겠어?"동주는 말했다. "시도 자기 생각을 펼치기에 부족하지 않아."암흑과도 같은 시대를 지나면서도 이들은 끊임없이 고뇌했다.알 수 없는 주사를 맞으며 감옥에서 서서히 다가오는 죽음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던, 가늠조차 할 수
요즘은 각 급 학교에서 졸업식이나 입학식 같은 행사를 한창 여는 시기다. 누구에게나 축하할 만한 이런 때에 꼭 챙기는 게 꽃다발. “그게 무슨 대수냐” 하는 사람도 못 받으면 분명 섭섭할 게 꽃다발이다.올해 햇수로 12년째 진주남중학교 건너편에 꽃집을 운영하고 있다는 향기꽃집 조미자 씨를 24일 만났다. 그에게 장미꽃 한 송이 기준으로 요즘 가격이 얼만가 물었더니 2천 원이라고 했다. 시내에 나가면 3000~3500원 정도 하는 편이니 저렴했다.“아무래도 물량이 나오는 게 정해져 있으니까 요즘 값이야 비싸지. 얼어서 상하는 것도 있
두툼한 겨울 잠바가 무겁게 느껴진다. 봄을 느끼고 싶었다. 저만치 가버리는 겨울도 기억하며 새로 다가오는 봄도 마중하러 2월 23일 아침 일찍부터 길을 나섰다. 경남수목원으로.수목원 입구에 들어서면 왼편으로 산림박물관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건물이 아닌 밖에서 겨울도, 봄도 함께 느끼고 싶었다. 오른편으로 그냥 걸었다. 검은 대나무, 오죽이 반갑다며 온몸으로 흔든다. 상한 녀석의 모습이 강단 있어 보여 걸음을 세우고 요리보고 조리 보고. 옆에 있는 실화백은 어떻고. 햇살 받은 화백의 잎들이 마치 화려한 불꽃처럼 하늘에서 내리
만화 '슬램덩크'는 1990년 주간 소년점프 42호부터 1996년 27호까지 연재됐던 농구 만화다. 당시 마이클조던이 하나의 문화로 떠오르면서, 특별경기 '농구 대잔치'와 드라마 '마지막 승부'와 함께 한국 농구의 절정기를 이끈 만화이다. 국내에서도 1996년 소년 챔프에서 별책부록 형식으로 연재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스토리는 이렇다. 중학교 3년간 50명의 여자들에게 차여온 강백호는 북산 고등학교에서 귀여운 소녀인 채소연을 만난다. 소연에게 잘 보이려 농구부에 입단한 강백호. 만년 하위권
진주시민미디어센터는 영화 ‘귀향’을 3월 상영작으로 결정했다. 상영 일정은 다음달 4일부터 26일까지 매주 금·토요일마다 총 12회로 예정돼 있다. 자세한 일자별 시간대는 아래 상영시간표로 확인할 수 있다.이 영화는 위안부 피해자의 실화를 바탕으로 구성됐지만 확보한 상영관 자체가 적은 데다 단 하루만 상영하기로 한 영화관이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대중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한편 이번에 개봉하는 ‘귀향’은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어오다 7만여 명의 후원으로 14년 만에 개봉돼 내용과 제작과정 모두 화제가 되고 있다.영화 상영에 관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설국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 섰다. (国境の長いトンネルを抜けると雪国であった。夜の底が白くなった。信号所に汽車が止まった)익히 알려진,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의 소설 의 첫머리이다. 내가 도쿄에서 신칸센을 타고 다카사키(高崎)에 온 이유는 순전히 의 주인공인 고마코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아침 일찍 다카사키의 명물 에키벤(역에서 파는 도시락)인 닭고기밥도시락(鷄めし弁ô
베트남전쟁 유적에는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고 있다.향린교회와 길목협동조합의 주최로 지난 1월 23일부터 28일까지 베트남 호치민(옛 사이공)과 그 주변의 베트남전쟁 유적지를 탐방한 베트남평화기행은 정말 뜻깊었다.개인적으로 베트남이 중국과 몽골, 20세기에는 프랑스, 미국에 맞서 승리했던 역사를 살필 수 있었던 점과 한국인으로서 한국군이 박정희 정부의 경제발전과 자유민주주의를 지킨다는 미명하에 베트남전쟁에 참전해서 저지른 만행을 저질렀던 것에 대한 미안함을 되새길 수 있는 계기였다. 한국군이 주로 주둔했던 베
약속장소에 도착했지만 청년 벤처기업이 입주해 있을 곳으로는 보이지 않아 전화를 걸었더니 그저 들어오랬다. 16일 낮 를 개발하고 있는 창업팀 황승진 '이노베이션(Innovatio) 100' 대표를 만난 곳은 인사동 서부탕 2층에 있는 작은 방. 아직 정식으로 사업을 개시한 것이 없으니 조촐해 보이는 게 당연하겠다. 그래도 사무실이 있는 게 어딘가 싶다.중소기업청과 창업진흥원의 지원으로 지역 대학별로 진행되고 있는 스마트 창작터는 초기 창업자들에게 좋은 기회가 되는 창업프로그램이다. 황승진
비행기표를 샀다. 설렘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중국말은 물론이거니와 한자로 내 이름도 생각나지 않을 때도 있지만 여행은 언제나 두려움보다는 기대와 설렘이 앞선다. 배낭 속에 옷가지들을 챙겨 넣고 중국에 관한 책도 한권 넣었다. 비자는 1년짜리 복수비자를 신청했다. 1년 동안은 중국여행만 해볼 요량이다.산동성 제남을 선택한 것은 태산을 가보고 싶었기 때문이지만 더불어 산동성의 성도 물의도시 제남도 둘러보고 싶었다. 제남은 곳곳에 140여개가 넘는 샘물이 있으며 대명호, 표돌천, 천불산 등 3대 명승도 둘러 볼 수 있는 사통팔달의 도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