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의 상황과 처지를 전달하기 위해 사용하는 ‘성노예’라는 단어를 2020년 현재를 보도하는 미디어에서 발견하게 될 줄은 몰랐다. 최대 26만 명으로 추정되는 가담자들, 피해자들을 노예 혹은 물건처럼 다루며 온갖 학대와 요구를 하는 가해자 등, 매체를 통해 보도되고 있는 범죄의 형태가 너무 끔찍하여 놀라고 화난 가슴이 진정되지 않는다.그러나 ‘성노예’라는 단어가 처음 적용되었을 뿐, 이러한 범죄는 2020년 오늘 갑자기 나타난 것은 아니다. 장자연 사건, 김학의 사건, 버닝썬 사건, 양진호의 웹하드 카르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주말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4월 5일까지 반강제적으로 실시해 줄 것을 국민들에게 당부했다. 감염병 예방을 위한 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하면서, 좀 더 빨리 이러한 것이 실시됐으면 하는 아쉬움도 생긴다.2월말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많은 시민들이 경로당과 마을 회관 출입을 스스로 막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사회적 외부효과가 큰 감염병 예방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지만, 우려스러운 건 상당수 노인들에게 이 공간은 사회적 네트워크를 이루며 일상생활 기능을 유지, 증진시켜온 곳이라는 점이다.이러한 공간의
참으로 점입가경이요, 갈수록 태산이다. 무법‧탈법‧불법의 종합판이며, 체면이고 원칙이고 내팽개친 지 오래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자한당)에서 이름을 바꾼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이 준연동형비례대표 정당을 두고 벌이는 진흙탕싸움이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통합당의 전신인 자한당이 미래한국당(한국당)이라는 비례대표 정당을 만들 때만 해도 사태가 이 정도로까지 발전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하지만 한선교 대표가 독자적으로 비례대표후보를 공천하고 통합당의 통제권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이 감지되자 황교안
1995년에 개봉돼 세상에 파문을 일으킨 란 영화가 있다. 당시 대학 4년생이던 나는 지역에서 가장 시설이 좋았던 진주극장에서 이 영화를 봤는데, 이후 며칠간 악몽에 시달릴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다.영화는 말을 못하는 주인공이 우연히 촬영을 끝낸 세트장에서 비밀스럽게 영화를 만드는 장면을 목격하면서 위험에 빠지는 이야기를 다룬 스릴러물이다.그들이 비밀리에 만드는 영상물은 다름 아닌 ‘스너프 필름’이었다. 처음엔 실제 섹스 장면을 찍는 포르노 영상물인줄 알지만 촬영 도중 갑자기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을 흉기로 찔러
가슴을 드러내 놓고 있는 다나에가 다소 에로틱하다. 성(聖)과 속(俗)의 이중적 알레고리가 깔려있는 이 그림의 주인공 ‘다나에’는 많은 화가들에 의해 묘사되었다. 특히 중세와 르네상스를 거치면서 다나에의 에로틱한 모습들은 종교적 금기의 경계선에 있는 매력적인 주제였다.아르고스의 왕인 아크리시우스는 장차 태어날 손자가 자신을 죽일 것이라는 신탁을 받았고, 그로 인해 그의 딸 ‘다나에’는 결혼도 하기 전에 아버지의 명령으로 높은 탑 안에 갇혀 있게 된다. 지금의 관점으로 본다면 부도덕한 일이 분명하지만 위대한 ‘신탁’ 앞에 혈육의 정은
농산물 가공법인 운영을 앞두고서 농업기술센터에서 법인설립 교육을 여러 날 동안 진행했습니다. 사실 법인이라는 것이 5인 이상 구성만 해놓고서는 운영은 개인이 알아서 하면서 형식적인 이사회 운영구조가 허다하니 설립에서부터 운영 전반에서 그 의미를 제대로 살리고자 여러 날의 교육과정을 잡았나봅니다.그 과정에 자기소개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꾀 많은 강사가 주문하기를, 자기소개를 하되 농사작목은 무엇이고 어떤 식의 농가공을 희망하며 얼마의 소득을 기대하는지를 중심으로 하라고 했습니다. 상대의 요구보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을 중심으로 말하는
우리 사회가 코로나19의 공포에서 조금은 벗어났다는 느낌이다. 그 공포란 단순히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은 아니었다. 나를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는 저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가 도무지 정체불명이라는 데서 공포감은 유래한다. 죽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마스크? 손 씻기? 그 무엇도 확실한 답이 되진 못했다. 대구에서 확진자가 하루에 수백 명씩 늘어나면서 공포는 극에 달했었다. 사람들은 외출을 삼갔고, 학교는 문을 닫았다. 밤마다 휘황한 불빛을 내뿜던 거리가 일순간 텅 비었다. 이 고요가 공포감을 배가시켰다.짙은 안
학생들에게 난데없는 기나긴 겨울 방학이 생기고, 야외 활동시(산책을 포함하여) 마스크를 하지 않으면 이상한 사람처럼 여겨지는 현 상황에서 다시 한번 시민의 힘으로 어려운 시기를 이기고 활기찬 대한민국을 만들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코로나 19가 우리나라 특히 대구 경북에 확산되면서 우리를 사회적 불황에 늪에 빠뜨리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이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을 것이다. 의사로서, 그리고 예방의학을 전공한 자로서 시민들에게 드리는 수칙과 부탁을 여기에서 얘기해 보고자 한다. 1. 개인생활수칙 준수와 사회적 거
[필자 주] 코로나19 예방수칙 1번이 ‘흐르는 물로 30초 이상 손 씻기’이다. 평소보다 손을 씻는 시간이 길어야 하고 더 꼼꼼하게 씻어야 한다는 말이다. 물이 더 많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물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물을 물 쓰듯이 해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용서받지 못한 자 - 박노해 문맹(文盲)은동정받아 마땅하고 컴맹(Com盲)은도움받아 마땅하나 환맹(環盲)은지탄받아 마땅합니다 인간의 미래를 파괴하는 자아이들의 미래를 훔쳐다 쓰는 자오늘을 풍요롭고 편리하게 살기 위해자신의 발밑을 허무는 자는 결코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박새로이의 대사처럼 속에서 천불이 끓어오른다. 통과의례처럼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를 겪어 왔는데 그때 나는, 그리고 우리는 바이러스에 맞서 무엇을 했는지, 그 난리를 어떻게 이겨내고 일상으로 돌아왔는지, 코로나19를 온몸으로 버티어내는 지금에는 아무것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때에도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섰었는지 마스크가 없다고 낫을 휘두르는 사람이 있었는지도 까맣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 폐쇄적이고 이기적인 한 사이비 교회와 교인들 때문에 온 나라가 시름을
Music 세대를 초월한 역설적 감성어느 시대, 어느 지역에서나 그 시간과 장소를 지배한 음악 장르가 있었게 마련이다. 국내로 치자면 60년대 트위스트와 록, 70년대 포크, 80년대 발라드와 댄스, 90년대엔 랩댄스와 인디음악, 그리고 2000년대와 2010년대에 걸쳐선 아이돌과 힙합이 있었다.음악 장르는 때로 개인의 영역으로 치닫기도 하는데 글쓴이의 경우 2000년대 초중반 전혀 다른 장르 둘에 귀를 맡겼던 기억이 난다. 하나는 콘(Korn)과 슬립낫(Slipknot), 시스템 오브 어 다운(System Of A Down)으로
혐오의 사전적 의미는 싫어하고 미워함을 뜻하며, 가끔 어떤 집단에 속하는 사람들의 고유한 정체성을 부정하거나 차별하고 배제할 때 쓰인다. 그렇다보니 혐오의 전제는 혐오표현에 담길 약자의 존재이다. 지난 23일 오전, 권영진 대구 시장이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발표하던 모습이 생각난다. 이날 브리핑은 언론과 SNS상에 떠도는 혐오표현인 ‘대구 폐렴’과 ‘대구 코로나’, ‘대구 방문 후’, ‘대구 여행 후’와 같은 말이 가뜩이나 힘들고 어려워하는 대구시민에게 깊은 상처를 주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함께 아파하고 위로해주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일각에서 비례 위성정당 활용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중앙일보는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와 윤호중 사무총장 등 5명이 26일 저녁 마포구의 한 식당에서 비례대표 위성정당 창당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중앙선관위가 지난달 13일 비례한국당 등록을 서류상 창당요건을 갖췄다는 이유로 받아주자 민주당도 앉아서 당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발동된 것으로 보인다.참석자들이 나눈 의견은 민주당이 주도하여 위성정당을 만드는 것은 어렵고 민주당 외곽 지지자들이 비례용 위성정당을 만들 경우 활용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인 것 같
조규일 시장님, 희망교-남강댐 자전거도로 조성 사업 추진을 중지해 주십시오.첫째, 진주시는 사업 추진 기대효과에서“천혜의 자연환경인 남강을 활용한 생활형 자전거 인프라 구축”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희망교-남강댐 조성사업 추진 예정 구간은 시내 남강둔치 구간 가운데 유일하게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곳입니다. 많은 시민들이 조성 구간 반대편에서 걷거나 자전거를 타며 조성 구간의 자연 본연의 모습을 즐기고 있습니다. 이곳에 인공 구조물이 들어선다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즐길 시민의 권리를 빼앗아가는 것입니다. 이곳은 개발보다 천혜의
Ferdinand Bol(페르디낭 볼, 1616 ~ 1680)은 네덜란드 도트레흐트에서 외과의사였던 아버지 밑에서 출생했다. 어린 시절 볼은 당시 유명 초상화가였던 Jacob Gerritsz 의 수습생이 된다. 헤리츠는 당시 유명한 초상화가였는데 이 그림에서 볼의 인물 묘사는 헤리츠의 영향이 크다.1630년경부터 볼은 암스테르담에 있는 위대한 렘브란트의 집에 머물면서 그림을 배우게 된다. 이런 이유로 그의 그림에서 렘브란트의 영향이 너무 강해 그의 작품들 중 일부는 렘브란트의 그림으로 오해 받는 작품도 있다. 1660년경부터는 점차
클래식 음악사에서 가장 유명하다고 할 수 있는 건 어떤 곡일까? 루드비히 판 베토벤의 제 5번 교향곡이 아닐까? 흔히들, '운명'이라고 하는 곡이다. 마침 올해는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 되는 해라 라디오에서 베토벤의 곡을 더 자주 들을 수 있다. 이번엔 나도 조금 거들까 한다.이 곡에 관해서만큼은 수도 없이 명연주 명음반이 재생산되고 있다. 음악에 푹 빠져들 무렵 ‘이제 베토벤 운명을 들어야겠다’ 생각하며 레코드점에서 카세트 테이프을 하나 샀는데 내가 생각한 그런 연주가 아니었다. 그래서 다시 다른 지휘자의 테이프을
우리 민법은 상속재산분할과 관련하여 유류분(遺留分)이라는 제도를 두고 있다. 예를 들어 부모가 사망하기 전에 재산을 증여나 유언의 방법으로 상속인 중 일방이나 제3자에게 처분한 경우에도 다른 상속인들이 최소한의 상속분은 받을 수 있도록 법으로 정한 제도를 말한다. 1977년에 유류분 제도가 도입되었는데, 상속인 사이의 공평성과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하기 위하여 최소한의 유산은 남겨두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되었다.유류분은 피상속인의 배우자, 직계비속, 직계존속, 형제자매가 청구할 수 있고, 직계비속과 배우자의 유류분은 법정 상속분의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진정국면으로 접어드는가 싶었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대구 신천지 교회 신도들의 집단 발병과 이동 경로를 따라 전국으로 퍼져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그 와중에 신천지 교회는 자신들 종파가 비난받을 것을 우려해 ‘감염이 되더라도 신고하지 말라’고 권고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모두를 경악케 했다. 특히 감염이 의심되는 신도들이 연락을 끊고 잠적한 경우까지 생기면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바이러스와 질병이 인간을 벌하는 신의 도구라 믿는 것까지는 그들의 자유에 속할지 모르지만, 대규모 전염병 확산을 막으려는 질병관리
사람이 살아가는데는 물이나 공기처럼 꼭 필요한 것들이 있습니다. 누군가에겐 이념이 그럴 것이고 또 누군가에겐 종교가 그럴 것입니다. 음악과 음식은 어떨까요. 전자는 소리(音)로 사람을 즐겁게(樂) 해주고, 후자는 마시고(飮) 먹음(食)으로 사람을 버티게 해줍니다. 음악이 영혼을 살찌울 때 음식은 육체를 지탱합니다. 이 둘이 어울리면서 사람의 몸과 마음은 비로소 온전한 '삶'을 누릴 수 있죠. 이 연재는 바로 그 음악과 음식을 엮어나갈 소소한 장입니다. 물과 공기처럼, 필자 두 사람은 음악과 음식을 사람이 살아가는데 꼭
외광(Plein air) 속에서 사물이 반사해내는 빛을 그대로 캔버스에 옮겨놓는 것을 신념으로 삼은 인상주의가 주류를 이루던 시절, 그런 흐름의 반대쪽 세계에서 상상과 관념의 모호함을 추구한 화가가 ‘오딜롱 르동’(Odilon Redon, 1840-1916)이다. 그의 본명은 ‘Bertrand Jean Redon’인데 ‘오딜롱’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그의 어머니 이름 ‘오딜르(Odile)’로부터 유래한다. ‘르동’은 ‘모로’(Gustave Moreau) 에게 의해 영향 받은 바 큰데 ‘모로’는 ‘르동’보다 한 세대 앞서 활동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