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디뉴스=홍창신 칼럼니스트] "361칸의 모눈 반상에서 천변만화의 조화가 일어나는 '바둑'만큼은 로봇 따위가 감히 사람을 넘어설 수 없다. 과학 발전이 제아무리 눈부셔도 자고로 '바둑'을 둔다 함은 습득적 지식만으론 해법이 없는 감각적 이해가 필요한 심오한 지적 게임이다"라며 읊조리는 바둑애호가들의 자부심은 AI '알파고'가 천하의 '이세돌'을 패퇴시키며 속절없이 무너졌다. 최고수 이세돌은 "이세돌이 패한 것이지 인간이 패배한 건 아니다"란 말로 패닉에 빠진 인간계를 위로했지만 자신의 패배가 곧 인류의 한계임을 자각한 그는 그답게
중대선거구제로 대결 정치 해결 안돼비례대표제 확대로 정당 다양성 확보지난 2일 윤석열 대통령이 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지역 특성에 따라 2명, 3명, 4명을 선출하는 중대선거구제를 통해서 대표성이 좀 더 강화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며 대선후보 시절부터 선호했던 중대선거구제를 다시 들고 나왔다. 수도권에서 ‘1등을 못해도 배지를 달 수 있는' 제도가 여당에 유리하다는 속셈으로 보인다.그러나 중대선거구제는 국회의원 선거의 '대표성'과 '비례성'을 담보할 수 없다. 대구나 광주 등에서는 특정 정당에서 여러 명이 당선
'이날치 밴드'는 걸출한 소리꾼 넷에다 베이스 기타 둘에 드럼이 합세한 퓨전 밴드다. 징글징글한 역병의 세월을 그나마 버티게 해준 '국뽕 열풍'에 한 바가지 기름을 더해준 그들의 히트곡 '범 내려온다'는 알다시피 의 한 토막을 달군 것이다. 간을 구하러 육지에 올라오느라 기진맥진한 자라가 토끼를 발견하고 '토(兎) 선생'을 부른다는 것이 발음이 헛나와 '호(虎) 선생'이라 소리치는 통에 에나 '범'이 내려온다는 살 떨리는 장면을 코믹하게 묘사한 노래다. 제 간 정도는 꺼냈다 넣기를 일 같잖게 할 수 있는 양 허풍을 떠는
1373명,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0시부로 특별사면 및 복권한 사람의 수이다. 사면권을 둔 논란은 이전부터 있어왔다. 봉건시대 왕이 가졌던 권한을 민주주의 시대 대통령이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부터, 삼권분립 체제 속에 사법부를 견제하는 행정부(대통령)의 기능으로 사면권을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건국 이래, 특별사면은 모두 104차례 이루어졌다. 사면대상자의 면면은 주로 ‘힘 있는 자’들이었다. 12.12 쿠데타와 5.18 광주학살의 주역이던 전두환과 노태우부터, 재계를 주무르는 이건희, 이재용, 최태원, 이재현 그리고 뇌물수수
고속도로에서 화물자동차가 무섭다.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의 절반 이상은 화물자동차 관련 사고 때문이다. 안전운임제는 화물노동자 안전과 국민 생명을 위한 제도다. 화물차주에게 적절한 운임을 보장해야 과로, 과적, 과속을 막아 고속도로 사망사고를 줄일 수 있다. 정부는 화물연대 파업 이후 대응에서 이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9일 끝난 화물연대 파업은 16일의 장기간에도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 정부는 파업을 ‘집단운송거부’라며 불법으로 규정하고, 교섭에 제대로 응하지 않고 업무개시명령을 잇달아 발동했다. 당장 화물운송을 해야 차 할부
요즘 들어 뉴스를 잘 보지 않는다. 어쩌다 보게 되더라도 대충 흘려 읽고 말지, 꼼꼼히 챙겨 읽지 않는다. 모든 뉴스가 그렇지는 않지만, 상당수의 기사들이 진영논리에 ‘오염’됐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런 기사를 보며 불편해 하거나 반감을 갖는 것도 한 두 번이지. 진영론에 오염된 뉴스를 반복적으로 읽다보면 ‘피로감만 더할 뿐 달라지는 것은 없더라’는 경험이 무의식적으로 뉴스에 대한 거부감을 만든 것 같다. 착각은 금물이다. ‘진영론에 오염된 언론’이란 언론재벌 조·중·동만을 두고 하는 말은 아니다. 저잣거리 사람들이 거칠게 나누던
지역소멸 위기가 심각하다. 경제 위기, 저출생 위기, 기후위기와 더불어 우리 삶을 위협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의하면 소멸위험지역은 2022년 3월 현재 113곳으로 전국 228개 기초자치단체의 절반에 달한다. 경남에서는 소멸고위험 지역이 합천·남해·산청 등 서부경남 7곳이고, 소멸위험 진입단계 지역은 창녕·밀양·거창 등 7곳이다. 행정안전부는 2021년 10월 자연적 인구감소와 사회적 인구 유출로 소멸 위기에 놓인 전국 89곳 시군구를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했다. 경남은 밀양을 비롯해 거창·고성·남해 등 11곳이다.지역소멸은
인류를 통째로 위협하며 오대양·육대주를 휩쓸고 다닌 역병의 위세는 그저 활자 속에서나 언뜻언뜻 비친 전설 같은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다. 그게 어느 날 코앞에 닿아 흠모해 마지않던 선진 제국들이 속절없이 나가떨어지고 오금 쪼가리로 여기던 제 나라 백성이 초개같이 죽어 나가는데도 허둥대며 수습조차 못 하는 꼴을 보았다. 선진의 표상이라 부러워하던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이 그런 지경이면 우리는 그야말로 삼천리에 곡소리 낭자함이 지당한 이치 아니던가.그러나 그 독한 전염병의 확산에 맞선 우리의 대처가 뜻밖에 만만찮고, 또박
서울광장 일대에서 ‘9·24 기후정의행진’이 열렸다. 3만5천명 참가자들은 '924 기후정의선언문'을 통해 ‘화석연료와 생명 파괴 체제 종식’, ‘모든 불평등 해결’, ‘기후위기 최일선 당사자의 목소리 우선 반영’ 등을 핵심 요구로 제시했다. 참가자들은 부자가 야기한 위험이 가난한 이들을 기후위기의 고통으로 몰아넣는 불평등을 지적하면서, “이윤 중심의 자본주의 체제가 기후위기의 원인이고 현재"라고 주장했다.지금은 기후위기를 넘어 기후재앙 수준이다. 동식물 및 해양 생물의 멸종, 저지대국가들의 침수 등이 가속되는 가운데 올해는 살인적
모처럼 긴 휴가를 다녀왔다. 휴가지는 제주도. 여행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 이번 여행이 사실상 첫 제주방문이었다. 제주에 머물며 바라본 이색적인 풍경과 아름다운 자연환경은 일상에서 느낄 수 없는 감정과 깨달음을 주었다. 무엇보다 마음에 세차게 와 닿은 건 제주 강정마을에서 목격한 사람들의 ‘진심’이었다. 그들의 ‘진심’이 마음을 울렸다.평화의 섬 제주에 해군기지를 짓겠다며 구럼비 바위를 폭파한 지 10여년, 제주해군기지가 강정마을에 들어선 지도 7여년이 지났다.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 숱한 이슈들이 휘발성 있게 소진되지만, 제
"언젠간 가겠지 푸르른 이 청춘/ 지고 또 피는 꽃잎처럼/ 달 밝은 밤이면 창가에 흐르는…"산울림의 노래 '청춘'이다. 꺾거나 굴리지 않는 음색이 좋고, 곡조에 담은 그만의 언어가 좋고, 짓는 미소와 천진한 그림까지 나는 김창완이 좋다. 어언 40년 묵은 '청춘' 또한 함께 늙으며 흥얼거려온 곡조다. 근데 그 노랜 청춘이란 주제의 언어치고는 너무 매가리가 없고 체념적이라 그답지 않다 여겨왔더라.얼마 전 TV에 출연한 그의 회고를 들으며 연유가 풀렸다. 애당초 붙인 가사는 "갈 테면 가라지/ 푸르른 이 청춘"이었는데 음반 사전 심의에
취임 100일을 맞이한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취임 직후인 5월 2분기 52%에서 7월 1주 37%로 부정평가(49%)보다 낮아졌다가 8월 1주에는 24%로 급락했다. 부정 평가는 같은 기간 37%에서 66%로 급등했다. 취임 100일을 맞는 8월 3주에도 긍정 평가는 28%로 30% 이하이고, 부정평가는 64%로 긍정 평가의 2배 이상이다.대통령 취임 초는 허니문 기간으로 대체로 국정수행 지지율이 높기 마련인데 특별한 사건 없이 이렇게 평가가 나빠진 것은
콜라와 사이다, 더운 여름날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음료가 둘 뿐이라면 어떨까. 각양각색의 기호를 가진 사람들의 입맛을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다. 환타나 웰치스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이온음료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으니까. 지역정치도 마찬가지이다. 선택지가 많아야 사람들의 다양한 기호가 충족될 수 있다. 전국적으로 유통되는 막걸리와 지역적 특색을 갖춘 막걸리가 어우러진 ‘막걸리 시장’처럼 말이다.지역정치 무대가 콜라, 사이다만 남은 독점시장으로 변해가고 있다. 양당정치가 강화되다 못해, 양당의 지역의회 독점이 고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집을 나서면 으레 걸쳐야 하는 마스크 너머로 드러낸 눈초리들에선 경계의 기미가 역력했다. 잔기침 소리라도 들릴라치면 단박 분위기 서늘해졌다. 차마 드러내놓고 으르렁거리는 건 아닐지라도 모두 적의를 품은 듯 두리번거리던 참담한 세상이었다. 사람 얼굴에 장치된 근육이 80여 개고 그 힘살로 지어내는 표정이 7000~8000개라더라. 그중 8할깨나 천으로 덮여 가린 꼴이니 그 삼엄한 차단이야말로 감염의 불안에 못잖던 이태 동안이었다. 그 막바지에 갈린 정세로 TV 명색엔 눈짓도 꺼려지는 세상이 도래했지만 트인 곳에선 마스크를 벗어도 되는
세계경제가 물가상승 속에 경기침체가 진행되는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하고 있는 가운데 감세와 규제 완화를 주된 내용으로 하는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이 발표되었다.미국 5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보다 8.6% 급등했다. 1981년 12월 이후 최대폭 상승이다. 미국 내에서 생산·소비되는 에너지의 80%가 여전히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에너지 가격 상승률은 47.5%였고, 그 영향으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2%를 기록했다.한국도 5월 소비자물가 상승이 5.4%를 기록한 데 이어 7∼8월 중
코로나19에 의한 공급 애로,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3월 유엔식량농업기구가 발표하는 세계식량가격지수(2014-2016=100)가 159.3으로 상승했다. 1년 전에 비해 33.6%나 뛰었다. 곡물가격지수는 170.1, 유지류가격지수는 248.6으로 올랐다.세계 식량 가격이 치솟은 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문이다. 두 나라가 전 세계 밀 공급량의 30%, 옥수수의 20%, 해바라기씨유의 80%를 담당했는데 전쟁이 나면서 우크라이나 수출용 곡물 3,000만 톤이 묶였고, 러시아는 서방의 경제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비우호국에 대한
이준석이 해냈다. 장애인 단체인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는 욕설 전화가 쏟아지고 지하철 시위 현장에선 휠체어 행렬을 향해 침을 뱉거나 욕지거리를 퍼붓는 적대와 겁박의 수위가 높아졌다. 그 빨간 옷 당의 새파란 정치인이 이른바 혐오 배설의 도덕적 브레이크를 제거해준 덕이다.20대에 정치입문 후 험악한 그 바닥에서 10년을 버텨 당 대표에 오른 만큼이나 그가 부리는 술수의 주도면밀함은 묵고 노회한 '꾼'을 웃돈다. 하루에도 몇 차례 SNS 질을 해대길 "선량한 시민 최대 다수의 불편을 야기해서 뜻을 관철하겠다는 일부 장애인들의
지난 칼럼에서 승자독식으로 극단적 대립을 낳는 대통령제에서 의원내각제로 정치체제를 전환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대선에서 한계 드러난 대통령제, 의원내각제로 바꿔야”, 단디뉴스, 2022. 4. 4). 의원내각제를 실시하면 국회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하는 정당이 집권하게 되므로 국회의원을 잘 뽑아야 한다. 민의를 잘 대변하도록 구성해야 하는 것이다. 오늘 국민들의 뜻, 국민들이 정치에 가장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불평등 해소, 완화이다. 어떻게 국회의원을 뽑는 것이 불평등 해소에 유리할까? 비례대표제가 불평등 개선에 유리 소선거구
대통령 선거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0.73% 초박빙 승리로 끝났다. 양당제를 강화하고 제왕적 대통령을 낳는 대통령제의 문제점이 그대로 드러난 선거였다. 선거전은 상대방을 악마화하면서 갈라치기, 네가티브 공격, 후보 단일화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개발 폭리 책임 등으로 민주당 지지표도 다 얻지 못했다. 조국사태, 부동산 가격 폭등 등으로 정권교체 여론이 55% 정도나 되었지만 검찰공화국 조성 우려 등으로 윤석열 후보는 이것을 다 흡수하지 못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하고 선거후 양당이
지난 2월 8일 진주시 시내버스 준공영제 운영조례 주민발안운동본부에서 시민 7193명의 서명을 받아 진주 시내버스를 준공영제로 운영해 달라는 내용의 조례 제정을 시의회에 청구했다. 나는 조례 제정 청구 대표로 활동하며 직접 시민들을 만나 서명을 받았다. 2월 14일 주민조례발안 접수를 진주시의회가 공표했고 30개 행정동사무소에서 서명부 열람을 하여 이의신청을 받았다. 25일부터 심사에 들어갔고, 3월 10일에 심사가 끝났다. 곧 수리될 예정이다.조례안은 시민참여와 투명한 보조금 사용을 보장발의한 준공영제 운영조례안의 주요 내용을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