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웃사이더다. 일종의 사회문제다. 자꾸 벽 구멍을 통해서만 세상을 들여다본다. 은밀하고 고독한 반사회적이고 반체제적인 핍쇼(훔쳐보기 쇼)를 즐긴다. 그러는 바람에, 한국에서는 사회문제가 되었다. 나라는 한국인 자체가, 또 하나의 한국사회가 되고 말았다. 고로 나는, 늘 한국혁명을 꿈꾼다. 그것도 실현불가능하고 황당무계하고 허무맹랑한 판타지가 아닌, 얼마든지 현실에서 이룩하고 향유할 수 있는 멀지 않은 미래의 다큐로. 일단 당장은, 이렇게 B급 좌파소설 같은 형식이라도 빌어서라도 말이다. 일단 ‘경제혁명’이 절실하다. 이제 나는
2021년 새해를 맞았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를 써서 숨쉬기가 불편했고, 사람들을 잘 만나지 못하는 고통을 겪었다. 자영업자는 큰 타격을 입었지만 고통분담을 위한 건물주의 임대료 자발적 인하는 드물었다. 한편 우리 모두 배달, 의료, 돌봄, 환경미화 등 필수노동자의 소중함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같은 2020년이지만 자산가들에게는 자산가격 급등으로 축복의 한해였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 주택가격은 올해 1~11월 누적 기준 전년대비 6.18% 올랐다. 지난 2011년(5.98%)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수
매년 2월에 해 오던 졸업식을 올해는 1월에 미리 당겨서 하기로 했다. 2019년 말에 선생님들과 결정한 것이기는 하지만 늘 해오던 방식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더군다나 아직도 맹위를 떨치고 있는 코로나 탓에 아무도 초청하지 않는 아주 단출한 졸업식이 될 예정이다. 중학교를 마치면 아이들은 유치원을 포함하여 거의 10년 이상의 정규 교육과정을 거친 것이 된다. 10년 동안 아이들이 배운 지식과 경험은 이후 고등학교, 대학교 교육의 바탕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이 10년 동안의 교육은 향후 교육의 성과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기준점이
딱 10년 전으로 기억한다. 친구 한 녀석과 지리산을 종주했다. 사실 웅석봉을 빼고 짧은 거리를 1박 2일로 다녀온 거라 종주라고 말하기에 무리가 있다만, 노고단에서 출발해 능선을 타고 벽소령에서 1박, 세석, 천왕봉을 거쳐 중산리로 내려왔으니, 대강의 지리산 줄기는 눈으로라도 다 탄 셈이라 여긴다. 이 산행 중, 천왕봉에서 중산리 방향으로 길을 잡고 내려가는데 그보다 몇 년 전 올랐을 때는 못 본 나무계단을 발견하고 썩 불쾌했던 기억이 있다.천왕봉을 오르기 직전 가파른 너덜겅(돌이 많이 깔린 비탈)에 철제 구조물을 놓고 방부목으로
척 / 윤준경 못생긴 것은내 인생의 가장 큰 딜레마인데나는 어떻게든 나를 감추고털고 닦고 깎고 칠하며 척, 하고 산다척은 거기서 끝나지 않고있는 척아는 척착한 척뒤에서는 호박씨 까지만아닌 척아무짝에 쓸모없는 나를 봐주는 건그래도 척 때문인데척은처 억 탄로가 난다못생긴 것은 아무리 가려도1분 안에 탄로가 나고무식한 것은 한 달 안에착하지 않은 것은 1년 안에, 그래서 나는 누구에게도 1년 이상남지 못한다끊임없이 척을 생산해야 한다1분에 한 시간씩 한 달씩 1년 씩오늘도 나를 지탱해주는 척! *****사람은 누구나 척 하고 사는 게 아
‘박현채’를 만나고 한국이‘불행사회’가 된 근본적 원인을 찾았다. ‘민족경제론’을 주창한 박현채의 역저 ‘한국경제구조론’만 한 번 잘 읽어보면 된다. 그 해방 전후사 부근을 두 눈 부릅뜨고 꼼꼼히 살펴보니 손아귀에 ‘물컹’하고 잡히는 게 있다. 바로 ‘국가관과 민족애와 영혼이 없는 공무원들’의 적폐다. 그러니까, 오늘날 불행한 한국사회는 ‘반민족적 친일파·숭미파 관료체제’의 구조악으로부터 발아됐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총독부 근무자 출신의 친일파, 지주, 기업가 출신의 미국, 영국 등 유학파, 그리고 기
2020년은 흔히 ‘악성(樂聖: 성인이라 이를 정도로 뛰어난 음악가)’이라 불리는 작곡가 베토벤의 탄생 250주년이 되는 해다. 올 한해가 여느 해와 다름이 없었다면 클래식 음악계는 정말 풍성한 음악회들이 펼쳐졌을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라는 변수로 인해 음악회가 취소되고 연기되기를 거듭하는 일상을 겪으며 베토벤 탄생 250주년 행사들도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한 해가 끝나는 시기가 되면 빠지지 않고 들을 수 있는 음악 중의 하나가 베토벤의 마지막 교향곡 9번 “합창”이다. 베토벤은 마지막 교향곡에 그 전에는 쓰지 않았던 성악을 넣어
인구 34만의 도시 외곽에 자리 잡고 있는 지수면은 상주인구가 겨우 1500여명이다. 그 작은 면 소재지에 중학교가 있다. 그 지수중학교에 교장으로 부임한 지 이제 1년 반이 다 되어 간다. 우리 학교는 일반적인 작은 학교의 기준에도 훨씬 미치지 못할 만큼 매우 작다. 교육부 자료에 의하면 면·도서·벽지 지역은 60명을 적정 규모 학교 권고 기준으로 삼는데 우리 학교는 2020년 현재 전교생이 13명이다. 그나마 2021년에는 10명이 신입생으로 올 예정이라 전교생이 20명으로 증가한다. 그래도 적정 규모 60명에는 턱도 없는 학생
오늘날 한국사회는 ‘가짜뉴스’의 쓰나미 테러로 국가적 혼란과 사회적 고통을 일상적으로 겪고 있다. 무차별적인 가짜뉴스는 치명적인 ‘인마살상용 흉기’로 돌변, 한국사회에 대해 전방위 위해와 공격을 가하고 있다. 여기서 ‘가짜 뉴스’란 “정치적, 경제적 이익을 위해 사실이 아닌 정보를 마치 사실처럼 가장해 기사 형식으로 작성하여 배포한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 가짜뉴스로 정치적, 경제적 이익을 얻는 특정집단이 범인일 것이다. 눈에 뻔히 보인다. 그런데 법은, 공권력은 가짜뉴스의 불법적, 폭력적 테러에 무기력하기만 하다.
[편집자주] 진주시 이·통장 발 코로나 확산 사태로 지역경제가 얼어붙은 가운데 경상대학교 김공회 교수(경제학과)가 진주시의 재난지원금 발표에 대한 평가를 내리고, 해법을 제시했다. 김 교수의 허락을 구해 단디뉴스에 전문을 싣는다. 1.내가 살고 있는 진주시는 3주 전만 해도 ‘세계적인 코로나19 청정지역’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였다. 인구 35만 명의 도시에서 지난달 23일까지 코로나19 확진자는 23명. 이 가운데 18명은 완치되어 5명만이 입원하고 있던 상태였다. 방역도 방역이지만, 이는 무엇보다 시민의 적극적인 협조 없이는 달성
“...가을 추(秋)가 아니라 거칠 추(麤)인 것 같네예. 그란데 선생님. 사슴이 3마리 모이면 귀여움이 더해서 보는 것만으로도 정겨울 텐데 어째서 훈(訓)이 ‘거칠다’이지예? ‘거칠다’는 추악하다 못났다 기타 등등 부정적인 뉘앙스 아임미꺼. ”내일모레 퇴임을 앞둔 동양철학 전공 교수님은 나에게 일갈하셨다. “국문과 (출신) 맞소? 국문과한테 한문은 기본일 텐데...” 약간은 억울한 생각이 들었으나 한문 실력이 일천한 것은 부인이 불가능한 사실이므로 약간은 주눅 모드(mode)로 마음을 급전환해 말을 이었다.“에이. 그냥 국문과에
간혹 장모님이 보내주신 청국장으로 해장 겸 아침식사를 한다. 술 마신 다음 날은 아침을 꼭 챙겨 먹는 것이 과도한 음주로부터 살아남는 비결이다. 그 아침 식사가 오전의 활동 에너지를 보충해줄 뿐만 아니라 어제 마신 술을 해독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와 영양분을 공급해준다. 코로나19 덕분에 요즘은 해장할 일도 거의 없다.술마신 다음 날은 혈당이 정상 수치보다 낮을 수 있다. 에너지가 부족하다는 의미이다. 그렇게 되면 일상활동과 알콜 해독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술 마신 다음 날은 아침 식사가 부실하면 꿀물이라도 마시는 것이 좋다. 아
진주시가 예산을 지원하고 허가해 단행됐던 진주시 이·통장들의 제주연수로 코로나 감염증이 대거 확산되자 을씨년스러운 풍경이 지속되고 있다. 상점가는 저녁 9시면 불이 꺼지고, 시민들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을까 몸을 싸맨 채 외출을 삼간다. 사람들은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수 있다며 그 자신마저 불신, 감염확산의 주범이 될까봐 노심초사다. 지역 소상공인들은 물론, 대리운전 근로자, 일용직 노동자 등도 수입이 줄어 연말다운 모습은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다.이 같은 상황에서 9일 진주시는 재난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최고 100만원
받아둔 물 주선화밥물은 전날 받아둔 물로 한다미리 받아둔순한 물이다화를 가라앉힌 물이다찻물이나화분에 물을 주어도순한 물을 쓴다순해지는 나이를 지나고 보니두둑한 땅 아래로만 흐르는이랑 물인 거 같고나는 여전히 악, 소리 한번 하지 못하고넌지시 바보 소리나 듣는그저 그렇게 받아둔 물인 거 같고 지천명의 나이를 넘어서면서부터 나는 순해지지 않고 악바리로 변했다. 힘든 삶이 자꾸 나를 악하게 만든 것 같다. 돈돈돈, 돈의 노예로 살았고, 재산 한 푼 물려주지 못한 부모님의 무능함을 원망하며 살아왔다. 이제 아이들을 제 둥지에 앉혔으니 화를
Music “닭갈비의 고장, 춘천”포크 뮤지션 소보는 2015년 앨범 ‘타인의 삶’으로 데뷔했다. 소보는 일상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싱어송라이터다. 데뷔작의 첫 곡이 변기 물 내리는 소리로 시작하는 왈츠곡 ‘변기에 앉아’였던 건 그래서다. 이 앨범에는 감미로운 ‘춘천에’라는 곡도 있는데 곡은 2년 뒤 보사노바 버전으로 다시 녹음돼 두 번째 앨범 ‘춘천歌’에 실렸다. ‘춘천歌’는 춘천이 고향인 소보가 춘천을 거닐며 춘천을 기록한 앨범이다.돌아와요 여기 춘천에 / 막국수가 있는 이곳에 / 닭갈비가 있는 이곳에곡 ‘춘천에’의 마지막 가사다
“종교적 고난은 현실적 고난의 표현인 동시에 현실적 고난에 대한 항의다. 종교는 억압받는 피조물들의 한숨이며, 심장 없는 세상의 심장이며, 영혼 없는 상황의 영혼이다.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다." 독일의 혁명가 카를 마르크스는 ‘헤겔 법철학 비판 서문’에서 ‘종교는 아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세간에 알려진 대로 '통치자들이 민중을 우민화시키려는 마약‘으로 ’아편‘의 의미를 해석하는 건 오독이라는 주장이 많다. 마르크스도 그런 의도로 말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국가가 민중들의 눈물과 탄원을 들어주지 않기 때문에 국가보다 더
“아이들이 안심하고 어린이집에 다닐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지난 3월 기자가 학대 피해 아동 학부모 A씨를 만나 진주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 취재를 시작하게 된 배경이다. ‘아동학대 예방의 날’을 맞은 지난 7일, A씨는 ‘학대 피해 예방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에 나서 그동안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그가 눈물을 흘린 이유는 그간 실효성 있는 학대 피해 예방책이 마련되지 않으면서 피해자의 고통이 커졌기 때문이다. 피해 아동과 가족들은 학대 피해에 따른 후유증으로 공황장애, 언어발달 장애 등을 겪어왔지만, 예
우려하던 코로나 대란이 다시 재현되고 있다. 본디 추운 겨울에 더 강한 전염력을 보이던 바이러스가 조금 느슨해진 경각심, 주의 단계를 틈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지자체가 먼저 나서 거리두기 단계를 한 단계 씩 상향조정하는가 하면 중앙정부는 부랴부랴 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거리는 이미 올해 초 코로나바이러스 창궐 때와 비슷하게 썰렁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그래서 다시 자영업자들의 한숨은 깊어만 간다. 더해서 서비스업, 유통, 제조업 노동자들의 고용위기도 가시화되고 있다. 일여 년의 시간동안 누적된 코로나의 피
음악을 들을 때 제목이 주는 강력한 이미지는 자꾸 듣게 만드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시월이 지났지만 시월이 되면 음악방송에선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가 한 달 동안 계속 울려나온다. 듣다보면 하루에 몇 번이나 이 곡을 만나게 될 때도 있다.이제 11월도 반을 넘었다. 11월이 되면 제목 때문에 듣고 싶은 음악이 있다. 조피아 보로시의 "11월의 어느 날“헝가리 출신의 기타리스트 조피아 보로시가 연주하는 기타 소품집 음반이다. 음반에 수록된 곡의 제목만으로도 후회하지 않을 음반이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난 이 음반을 몇
술자리에서 1차 때 주문하는 안주는 아니다. 2차나 3차 때 주문하는 안주다. 배는 부르고 그냥 가기는 서운하고. ‘투다리’나 저렴한 일식 스타일 주점에서 소주나 맥주, 사케 모두와 나름 어울리는 안주, 은행꼬치 이야기다. 은행은 구워 먹어야지 생으로 먹으면 죽을 수도 있다. 은행씨에는 ‘아미그달린’이라는 ‘청산'’성분이 있어 분해되면 맹독성 물질이 된다. 얼마나 독성이 강한지는 ‘청산가리’를 생각하면 된다. 청산은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억제하여, 질식사 시키는 맹독성 물질이다. 예전에는 은행이나 살구씨에 있는 아미그달린 성분을 희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