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출판사 가 드디어 첫책을 냈다. 등단 30주년을 맞은 박남준(58) 시인의 일곱번째 시집 가 그것이다. 는 경남 진주에서 30년 동안 진주지역 ‘토박이 책방’으로 자리 잡고 있는 에서 올해 초 만든 출판브랜드이다. 진주문고 ‘책방 살림’도 30년, 박 시인이 ‘시 살림’을 차린 지도 30년인가 보다. 세상에 나와 한뜻으로 걸어온 걸로 치면 이래저래 둘은 갑장이라 해도 좋겠다.의 첫출발은 아주 좋다. 박 시인의 시집 가 출간 이전에 2015년 한국출판문화산업진
7이 두 번 겹친 행운 가득한 7월의 어느 날, 한국에 짙은 장마가 시작되었을 때 나는 친구와 함께 도쿄로 넘어갔다. 어쩜 날짜도 그리 잘 맞췄는지, 우리는 우스갯소리로 입국심사에서 일본에 왜 왔냐고 물어보면 ‘장마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하자고 했다.둘 다 일본에 온 건 처음이고, 나는 친구랑 둘이서 멀리 떠난 여행은 처음이라 온 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호기심으로 가득 찬 상태였다. ‘푹- 쉬는 여행’을 지향했던 우리에게, 첫날 시부야에서 보낸 저녁은 아주 강렬했다. 둘째 날은 조용한 거리를 걸었고 셋째 날은 온천에서 피로를 녹여
4교시가 끝나는 12시 10분,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학생들은 운동장으로 뛰쳐나간다. 잠시뒤 남고에서만 볼 수 있는 기이한 장면이 연출된다.그들에게 점심은 뒷전, 학생들은 일제히 자리를 잡고 축구를 하기 시작한다. 놀랍게도 운동장엔 많게는 10개 이상의 공이 운동장에 굴러 다닌다. 각 골대에는 항상 세 명 이상의 골키퍼가 골문을 지키고 있다.유니폼이 있는 것도 아니고 축구공이 확연히 다른 것도 아니다. 혼잡한 운동장 사이로 공이 왔다 갔다 하며, 서로 헷갈리지도 않는지 각자 저마다의 공을 잘도 찾아간다. 사람도 공도 헷갈
"넌 죽게 돼, 그것도 생각보다 빨리. 그래서 말인데 걱정할 거 없다구.이 삶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두 가지 길이 있어. 두 가지 길 뿐이지.일을 잘 처리하고 행복해지든지, 엉망으로 만들고 비참해지든지.네게 달린 거야."-영화
지난 7월 17일, 창원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여성 3인조 밴드 이 진주 동성동 다원에서 공연을 펼쳤다. 2012년 가을에 결성되어, 2013년 8월에 EP 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이 밴드는 창원뿐만 아니라, 서울과 진주 등 다른 지역으로 활동 범위를 넓히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날, 싱어송라이터 와 함께 라는 타이틀의 공연을 펼친 의 멤버 '리에'의 이야기를 들어본다.1."많은 아티스트들이 공연을 펼쳤고, 진주
최근 뉴스나 포털 사이트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뉴스가 바로 문과의 취업 실태이다. 문과 출신, 즉 인문대학이나 사회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공과대학 졸업생에 비하여 현저히 낮은 취업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때문에 많은 대학들이 취업률 낮은 학과, 돈이 되지 않는 학과라며 인문대학을 통폐합하려는 추세를 보여 사회적 논란을 야기하고 있기도 하다.게다가 페이스북과 같은 SNS를 통해 '문송합니다', '인구론' 등의 신조어가 퍼지기도 하였다. '문송합니다'는 문과라서 죄송합니다라는 뜻이고
보충수업 동의서, 소지품 검사 동의서, 금연 동의서 등.. 우리는 학교로부터 수많은 동의서를 받는다. 그 동의서들은 여느 동의서들과 같이 동의 사항 및 동의 여부 등을 담고 있다. 하지만 과연 그 동의서들에 학생들의 의견이 들어갈까? 선생님들은 동의서를 나눠주시면서 ‘읽어보고 이름써서 내라’ 라고 말씀하신다. 즉, 학생들이 읽어보고 동의 여부를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이다.학생들은 동의서가 어떤 의미 있다고 생각할까? 학생들의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진주중앙고등학교의 정모 양은 ‘과학실 주의에 관한 서명서에
학생들은 대부분 한번쯤은 산더미같이 쌓인 수행평가로부터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학생들은 잘 알고 있겠지만 수행평가란 학생의 학습과정을 평가기준에 넣기 위해 시행되는 제도이다. 기존의 시험이 획일적이고 산술적인 평가라는 지적과 컨디션이나 운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시험점수만으로 학생들을 평가하는 성적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한 것이다. 학생들의 일상적인 학습 태도까지 평가해 공정성을 높여준다는 수행평가. 그런데 정작 이런 제도를 두고 학생들이 불만을 토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학생들은 수행평
내 기억 속의 진주성은 고등학교 시절의 기억들이 참 많이 자리하고 있다. 그 당시엔 촉석루에도 가고 의암에도 올라가 한 번씩 사진도 찍고 그 아래 노 젖는 배를 타고 지금의 천수교쪽으로 제법 거슬러 올라가기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코스가 남강과 진주성 사이 산책로에서의 기억이다. 오랜만에 기억을 따라 발길을 돌렸다. 며칠 전 많은 비로 남강댐에서 물을 내려보내는 바람에 흙이 많이 섞인 물이라 조금 아쉬웠지만 고등학교때 친구와 산책하며 떠들던 기억이 조금은 살아났다. 하도 오랜만에 가서 어렴풋하긴 한데 예전
언제부터인지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힘들어졌다.사람과의 만남부터 친해지는 과정은 복잡하다.사람은 각자 고유의 가치관과 생각을 가지며 살아가는데 그것이 모두 다르기에 서로를 알아가는 일은 삐걱대기 쉬운 일이다.그래서일까?장기간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언젠가 한번쯤은 다툼이 일어나거나 사이가 멀어지는 일들이 발생하곤 한다. 서로 생각하는 마음의 방향과 거리가 다를 때는 그 일들이 꼭 일어나고야 만다.모든 일들이 계속 좋은 쪽으로만 흘러간다면 얼마나 좋을까?아무리 좋은 사이라도 마냥 행복할 수만은 없다. 그 속에는 항상 여러 가지 감정이 뒤
때는 지금으로부터 3년전. 중학교 2학년, 한문 시간이었다.늘 졸리고 재미없던 한문시간. 수업을 듣던 한 학생은 재미난 것이 없을까 하고 궁리를 하다 책상에 있는 작은 나사 구멍을 발견하게 된다. 순간 장난끼가 발동해 필통을 열고는 칼을 집어들고, 그 나사 구멍을 열심히 파내기 시작한다.‘벅벅 벅벅- 끽끽 끽끽-’ 그렇게 조그만 소음을 내며 열심히 나사 구멍을 넓혀가고 있었다. 조그만 나사구멍이었던 그 구멍은 금세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넓은 구멍이 되었고, 학생은 호기심에 자신이 판 구멍에 손을 집어 넣
들녘에서 일하던 사람이 끌려왔다. 노모 생신 날 아침 진짓상을 차려놓고 집에서 나와야 했다. 이들은 "살려주세요", "팔십 노모를 두고 죽으러 간다"라고 울부짖지만 들어주는 이 하나 없었다.65년 후 이들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다. 1950년 한국전쟁 초기 이승만 정권에 의해 집단 학살당한 국민보도연맹을 겪은 유가족과 목격했던 주민들이다.이들의 증언이 모여 다큐멘터리 영화 (Red Tomb·빨갱이 무덤·감독 구자환)이 만들어졌다.지난 9일 영화를 만든 지 10년 만에 전국 동시개봉을 했다. 정식 개봉을 바라는 지역
1. 2015년 제 8회 진주같은영화제 소개일시: 2015년 9월 18일(금) ~ 19일(토)장소: 진주시민미디어센터 및 가좌동 일대내용: 경남 지역에서 제작된 장/중/단편 영화 상영, 초청작 상영, 심야상영, 폐막파티, 기념품 판매, 독립영화 관련 전시, 체험 프로그램, 야외공연, 야외상영, 포토존 기념촬영 등 2. 2015년 제 8회 진주같은영화제 지역부문 상영작 공모 안내• 공모대상2014년 1월 이후에 만들어진 독립 장, 단편영화• 출품부문: 지역부문경남/부산/울산 지역을 기반으로 제작되었거나
1. 밀레니엄을 얼마 남겨두지않은 1999년의 어느 날 ‘접속하라’ 라고 외치던 공중파 CF를 기억하는가?당시에는 너무나도 생소하던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공중파를 통해 공식적으로 세상에 선을 보이는 날이기도 했다. CF의 주인공은 쌈장 이기석이었다.블리자드가 주최한 몇 번의 세계대회에서 한번을 우승했을 뿐이었지만 광고는 배짱 넘치게도 ‘99 스타크래프트 부르드워 세계챔피언’ 이라고 카피를 박아주는 기염을 토했다.쌈장의 혜성과 같은 등장으로 말미암아 온갖 유사 아이디들이 난무하였다. 간장, 된장, 고추장, 초고추장, 막장, 청국장 등
장맛비가 어제부터 다시 시작되더니 제법 내린다. 오늘은 조금은 소강상태라 진주성에 들렀다가 촉석루로 발걸음을 옮겼는데, 촉석루는 비오는 날에는 누각엔 출입할 수가 없었다. 진주에 산 지 거의 30년이 되었지만 이 사실을 오늘에야 알게 됐다.내심 촉석루에 앉아 비 내리는 남강물을 보고 싶었는데 그냥 행복한 상상에만 그치고 말았다. 하지만 아직 진주성에는 즐길 게 많다. 장마때는 더욱 그렇다. 눈과 마음을 앗아가는 선물들이 지천에 널렸으니...
- 인체는 근육이 사슬처럼 연결돼 있다- 부위별 통증 원인과 해결책 안내서거리를 가다보면 허리를 구부린 채 유모차를 밀고 다니는 할머니들을 많이 본다. 그럴 때면 드는 생각. ‘나도 늙으면 저렇게 다녀야 할까?’. 누구나 한번쯤은 해보았을 것이다.무릎에 대해 당신이 알고 있는 상식을 나열해 보자.1. 나이가 들면 무릎 연골이 닳아서 퇴행성 관절염이 온다. 무릎 연골은 뚱뚱한 사람일수록, 일을 많이 한 사람일수록 많이 닳는다.2. 무릎 연골은 한번 닳으면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회복할 수 없다.3. 따라서 원래 있던 관절을 제거하고 인
장마가 시작됐다.장마가 반갑지만은 않은 존재이긴 하지만 해마다 장마가 시작되는 철에 만날 수 있는 반가운 것들이 몇 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존재는 색깔만으로도 알 수 있는 능소화. 진주성 공북문으로 들어가서 오른쪽 성벽쪽으로 오르는 길에 능소화로 터널이 만들어졌다. 어제 내린 비로 꽃잎이 바닥에 많이 떨어져 있긴 하지만 지금이 딱 절정이다. 이 시기를 지나면 또 1년을 기다려야하는 꽃이다. 색깔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너무 화려한 색깔의 꽃들은 우리나라에 많이 없다) 능소화의 원산지는 중국이다. 그리고 한 때
낮에 장보러 가서 삼겹살 만원어치를 샀네.삼겹살 싸먹으려 채소가게 들러 상추와 깻잎도 골랐네.까만 비닐 봉지 한가득 상추 한 단이 이천원, 깻잎 두 단이 천원.긴 가뭄과 마른 장마 끝에 채소값이 금값이네 은값이네 하더니,꼴랑 그 돈이 과자 한봉 값도 안되는 일이천원이더라. 집에 와서 씻는다고 풀어 보니 깻잎 한 단이 서른여섯 장이라.아픈 몸 이끌고 깻잎 농사 짓던 어머니가 생각나.서른여섯 번의 피로와 고통이, 침침한 눈 비비며 골라냈을 그 지루한 시간들이한 장 두 장 쌓여, 붉은 나일론 끈에 질끈 동여 내다 팔리는 가격 오백 원.
다시 오랜만에 찾은 진주성엔 자귀나무 꽃이 한창이다.바람이라도 살짝 불어오면 은은한 향이 전해져오니 장마가 시작된다는 이번 주 진주성 산책하면서 만날 수 있는 기분좋은 꽃이다. 오늘 별 생각없이 진주성 들렀다가 만난 꽃들이 몇 종류 있는데 가장 향기로운 자귀의 꽃이 많기도 했다.진주성 곳곳에서 향을 전해주고 있으니 지나던 관광객도 폰카 꺼내 사진찍기 바쁘다.내 어릴 적 우리 시골에선 자귀나무를 "짜구사리"리 불렀다.그냥 특별한 뜻은 없을테고 발음하기 편해서 일 것이라 막연히 추측만 해본다. 자귀나무의
지난 6월 14일, 진주 호탄동에서 밴드의 세 번째 단독 공연이 열렸다. 올해 2월, 1집 앨범 를 발표하고 진주에서 세 차례 단독 공연을 펼친 싱어송라이터 서웅교 씨를 만나 본다. 개인적으로 지난 망경동, 동성동 공연과 이번 호탄동 공연까지 모두 관람을 했고, 앨범까지 구입해서 들었는데, 아직도 다소 어렵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이번 앨범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해 주세요.- (서웅교) 제가 공연에서 늘 말씀드렸듯이 ‘지구인도 우주인’입니다. 지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