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국수인 냉면이 유래한 지역은 평양과 평안도를 중심으로 한 북부 지역인 듯하다. 많은 자료들이 거기를 가리키고 있다. 그런데 평양과는 거리가 먼 한반도의 남쪽 진주가 '평양냉면'과 함께 '진주냉면'이라는 고유성을 획득한 이유는 무엇일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지역적 차별을 극복하고 중앙에 진출하려는 의지가 강했다는 공통점과 중앙에서 거리가 먼 변방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던 두 지역이 접대문화, 교방문화, 기생문화를 발달시킨 것과 관련이 있다. 이들 문화와 교방음식 국수가 만나 평양냉면과 진주냉면의 신화를 만들어낸 것이다. 조선의 멸망으
최근 후배가 페이스북에서 '진주냉면' 이야기를 꺼냈다. 관심 있는 주제라 지나간 다큐멘터리 와 음식 관련 책, 면과 냉면에 관한 글들을 찾아봤다. 그러던 중 진주에 '논개시장'이라는 데가 있는데 거기에 '누들로드'라는 곳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진주니까 가능한 일이다. 물론 가보지는 않았다. 사실 나는 국수나 냉면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의 사전적 의미는 밀가루나 메밀가루 등을 반죽하여 얇게 밀어서 가늘게 썰거나 국수틀로 가늘게 뺀 것 또는 이것으로 만든 음식을 말한다. 중국에서는 밀가루가 흔했기 때문에 '면'하면 당
폭풍이 지나가고 있다. 항암 구충제라는 광기의 폭풍이.태풍의 눈 한가운데에서는 합리적 판단이 불가능하다. 누구의 이야기도 통하지 않는다. 의견과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며 사람들은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된다. 전문가에 대한 불신, 보건의료 제도와 제약산업에 대한 이해 부족, 정보 제공자인 유튜버의 무책임함까지 더해져 광풍의 회오리는 거세기만 하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환자와 가족들의 절박한 심정까지 더해지면서 회오리는 폭풍이 되었다.동물용 구충제 항암 이슈를 촉발시킨 개그맨이 결국 구충제 복용을 중단한
오래 살고 싶은 것은 모두의 바람이다. 그것도 건강하게 오래 사는 무병장수는 모든 인간의 기본욕망이다. 지역마다, 시대마다, 종교와 문화마다 나름의 건강 장수 비결이 있지만 일관되고 공통적인 것은 적게 먹고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이다.실험실에서 쥐나 초파리의 먹이를 일정 수준 줄이면 수명이 50% 가까이 늘어난다고 한다. 50%라는 수치를 떠나서, 기아 상태가 아닌 적당한 소식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장수의 가장 확실한 방법임에는 틀림없는 듯하다. 물론 쥐와 초파리와 인간을 직접 비교할 수는 없다. 지구상 대
김연아와 트리플 악셀, 금융위기와 파생상품, 평창 동계올림픽과 컬링. 우리는 이제까지 스포츠를 즐기거나 세상 돌아가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 매년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혀왔다. 세월과 시대에 뒤지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도 거기까지는 좋았다. 이제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살아남기 위해, 민폐가 되지 않기 위해 알아야 할 것이 넘쳐난다. KF94, 비말 감염, 바이러스 표면 돌출 단백 구조 '스파이크' 그리고 너무나 생소한 ACE2 단백질.에스트로겐이 임신과 출산뿐만 아니라 뼈 대사에도 관여하고, 갑상선 호
세상의 모든 다이어트 방법과 이론들이 해명하고 극복해야할 세 가지 근본 문제가 있다. 칼로리, 호르몬, 기초대사량이 그것이다.다이어트는 건강 증진과 체중 조절을 목적으로 음식을 조절하거나 제한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세상에는 무수한 다이어트 방법들이 있다. 생각나는 몇 가지만 적어보자면, 여러분들이 다 익히 아시거나 한번쯤 실천해 보신 바대로, 저지방, 원푸드, 황제, 구석기 등의 방법과 이론들이다. 최근에는 앞선 다이어트 방법과 이론을 비판하거나 보완하여 저탄수화물 고지방(저탄고지) 다이어트, 간헐적 단식이 대세다. '저
한 때 포장마차에 자주 간 적이 있었다. 무심코 진열된 안주를 살펴보았는데 생선 구이도 있었지만 닭똥집, 돼지껍데기, 닭발 등 종류가 무척 다양했다. 뿐만 아니라 식재료들이 참으로 독특하다 생각했다. 문득 다른 나라에서도 이런 것들을 먹을까, 우리가 모르는 다른 나라의 기상천외한 음식이나 안주거리는 뭘까하고 생각해본적이 있다.요리에 관하여 “중국에서는 나는 것은 비행기, 다리가 있는 것은 책상 빼고는 다 먹는다”는 말이 있다. “바다 속에 있는 것 가운데는 잠수함 빼고 다 먹는다”는 말도 덧붙여졌다. 네안데르탈인은 멸종된 사람 속의
학자들 간에 약간의 의견차가 있을 수 있지만 인류 진화는 대체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호모 하빌리스, 호모 에렉투스, 호모 사피엔스' 순이다. ‘호모 하빌리스’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호모 사피엔스 사이에 있어서 대중적 관심이 덜하고 덜 중요하게 여겨진다. 하지만 수백만 년 인류 진화사에서 중요하지 않은 단계란 있을 수 없다. 호모 하빌리스는 무엇을 먹었고, 무슨 특징이 있었으며, 오늘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을까?우리나라 경제수준과 소비수준이 향상되면서 가장 먼저 나타난 변화 중 하나는 삼겹살을 포함한 육류 소비량의 증가였다. 중
“지금까지의 모든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이다.” 여기서 역사란 기록된 역사 즉 문자와 문명이 발명된 이후의 역사이다. 인류사의 대부분은 문자로 기록되지 않았다. 일부가 화석에 기록되어 있을 뿐이다. 우리는 그 화석으로 문자 이전 시대 인류의 몸과 생활을 짐작한다.수백만 년의 인류역사에서 문자와 문명이 발명된 시기는 기껏해야 1만 년 전이다. 수렵채집에서 정착농업으로 전환된 이후의 일이다. 선사시대는 자연선택과 환경적응의 시대이다. 농업혁명 이후의 문명은 인간의 환경적응과 진화 양상을 바꾸어 놓았다. 일방적 환경결정에서 벗어나 환경과
''마약 환각 상태에서 어머니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간혹 사회면에 나오는 마약 관련 뉴스이다. 여기서 언급한 마약은 환각 마약의 끝판왕 'LSD'를 말한다.1974년 11월.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북동부. 세계적 인류학자 도널드 조핸슨과 발굴단은 원숭이도 아니고 사람도 아닌 화석을 발견했다. 원숭이와 인간의 중간단계 연결고리 화석을 발견한 것이라 직감했다. 인류진화사에서 혁명적 발견이었고 학계가 발칵 뒤집힐 일대 사건이었다. 발굴단이 그 화석에 이름을 붙
음식이란 화학반응으로 축적된 태양에너지와 탄소 칼슘 철 같은 지구 구성 물질을 우리에게 전해주는 전달자이다. 우리는 그것을 소화 흡수하여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미네랄 같은 에너지 영양과 세포 구성 물질을 얻는다. 에너지는 태양에서 오는 것이고 세포 구성 물질은 지구 구성 물질 즉, 흙에서 오는 것이다.태양의 빛에너지와 지구 구성 물질을 흡수하여 저장하는 것은 식물이다. 식물은 태양의 빛에너지를 이용해서 물 분자의 수소를 이산화탄소에 붙여 탄수화물을 만든다. 이렇게 태양의 빛에너지를 지구 생명체가 활용할 수 있는 탄수화물 형태
체하면 머리가 아픈 사람이있다. 편두통과 체한 증상이 함께 오기도 한다. 어느 것이 먼저인지 구분이 쉽지 않다. 스트레스가 심하면 머리가 아프거나 속이 메스껍기도 하고 우울증이나 위장병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이미그란’ 같은 편두통약과 ‘가스모틴’ 같은 위장운동촉진제가 함께 처방되기도 하고, 우울증 용도로 허가받은 약이 위장약과 함께 처방되기도 한다.이때 처방된 편두통약, 위장운동촉진제, 우울증 약들의 공통점은 장과 뇌에서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하는 것이다. 우리가 행복 호르몬으로 알고 있는 세로토닌은 장과 뇌의 조율
역치(threshold)라는 개념이 있다. 생물체가 자극에 반응하는데 필요한 최소 자극 세기를 나타내는 것이다. 양적변화가 질적변화로 전환되는 지점을 말한다. 약학에서는 효과를 나타내기 위한 최소 혈중농도(약의 용량)를 말한다.약물이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역치를 넘어서는 용량을 투여해야한다. 예를 들면, 타이레놀500mg 1알을 먹으면 통증이 없어지는데 반 알은 효과가 없다면 반 알로는 타이레놀의 혈중 농도가 역치에 도달하지 못한 것이다. 마약도 혈중농도가 역치를 넘어야 쾌감을 느낄수 있다. 역치를 넘
1991년 27살. 군대 첫 휴가를 나왔다. 울진 버스정류장. 버스를 기다리는데 핫도그가 보였다. 휴가 나오면 짜장면을 먹는 것이 유행이었는데, 우연히 본 핫도그 5개를 사서 버스 맨 뒷자리에 앉았다. 버스는 7번 국도 동해안를 따라 남으로 달렸다.동해 바다 경치도 주변 승객도 첫 휴가 나온 27세 육군 일병의 눈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핫도그 5개를 다 먹고 아차 싶어 정신을 차려보니 주변 승객들은 이해한다는 듯 나에게 불편한 시선을 주지 않았다.그 때 그 맛과 분위기는 아직도 내 뇌리에 강하게 남아있다. 그래서 나에게 고속버스 휴
맛은 단맛처럼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태어나는 맛이 있고, 엄마의 된장찌개처럼 어릴때 만들어지는 맛이 있고, 커가면서 사람과의 관계속에서 형성되는 추억의 맛이 있다.고3 때 잠깐 중단됐던 음주가 대학에 들어 가자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남자들의 군대 이야기와 주당들의 술 이야기는 밤새 마셔가며 해도 끝이 없는 것이다. 나는 지금 생맥주와 치킨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밥과 라이스가 다르듯이 닭과 치킨은 나에게 다른 의미이다. 나에게는 닭이 삼계탕이나 찜닭이라면, 치킨은 생맥주와 한 세트로 각인 되어있는 튀김닭, 즉 후라이드 치킨이다.
인간이라는 동물의 특별함도, 지적능력도 결국 생물학 즉, 뇌생물학의 결과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인간의 특성도 결국 물질 진화, 생명 진화의 최종 결과물인 것이다.개인적 신념이나 종교적 이유 때문에 받아들이기 힘든 분들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생명진화의 최종 목표는 환경에 적응 생존하여 후손을 남기는 것이다. 그것은 DNA에 의해 조종되고, DNA는 환경을 반영한다. 그리하여 DNA는 생명체가 생존하고 번식하는데 필요한 장치를 내장하고 있다. 생명체가 생존 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확보가 기본이다. 지구상 모
몇 만년 전인 수렵채집 시기나, 복잡한 사회구조와 인간관계로 이루어진 오늘 날이나 인간의 뇌와 몸속에서 일어나는 생리적, 생화학적 작용은 거의 동일하다. 먹었으면 싸야 하고 남았으면 달리고 움직여 태워야 한다.그 때나 지금이나 위기와 스트레스의 시기가 있고 안정과 평화의 시기가 있다. 몇 만년 전 개인이 겪는 위기와 스트레스란 이런 것이다. 아프리카 초원을 지나다가 사자를 만났다.선택은 두 가지다. 싸우거나 도망가거나.대부분 죽을 힘을 다해 도망갈 것이다.대뇌피질은 상황을 신속하게 판단하고 부신수질에서는
''에이~ 블랙커피는 맛이 없어 못 먹겠더라. 다시 봉지커피 마신다.''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같은 대사성 질환은 식재료의 가공 또는 과식에서 온다. 과식은 맛이 있기 때문이다. 맛은 본래 칼로리 확보를 위한 미끼였다. 옛날에는 칼로리 확보가 생존에 가장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맛있는 것은 모두 고칼로리 음식이고 기름지고 달다. 결국 맛이란 진화 과정에 반영된 생존을 위한 보상 시스템의 하나이다. 섹스의 쾌락이 종족번식을 위한 미끼와 보상인 것과 같은 원리이다. 맛과 섹스의 쾌락은 생존과 번식에 유
맛은 뇌의 판단이다.단맛을 내는 것은 에너지가 풍부하고 무독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동물들이 좋아한다. 젓갈이나 홍어요리 같은 발효음식은 처음에는 대부분 역겨워 하다가 몇 번 반복하여 먹다보면 즐기게 된다. 역겨움을 극복하는 감칠맛을 찾아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어른이 될 때까지 먹지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쓴맛은 대부분 식물이 동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하여 만들어 낸 독성물질이다. 생리적 활성이 강하고 격렬하기 때문에 독성을 나타낸다. 일부는 이런 강렬한 생리활성을 이용해 약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약이냐 독이냐는 용량에 의해 결
인체는 빵이 아니라 도넛 형상이다. 도넛의 구멍에 해당하는 부분이 소화기관이다.소화기관은 입에서부터 위, 소장, 대장, 항문까지를 말한다. 소화기관의 공간은 입에서부터 항문까지 뻥 뚫린 외부이다. 이 외부를 열고 닫는 것이 입과 항문이다.산다는 것은 음식이라는 물질을 입이라는 외부 공간에 집어 넣었다가 항문이라는 외부 공간으로 밀어내면서 에너지와 영양물질을 뽑아내는 과정의 반복이다. 하지만 단순반복이 아니라 차이의 반복이다. 그 차이의 반복은 건강과 건강하지 못함의 반복이다.일단 입에 음식을 넣고 삼키면 위산과 소화효소가 분비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