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의 한 장면. 노동운동단체 바보회를 만든 기념으로 공장 동료들과 떠난 바닷가 야유회에서 전태일 역할을 맡은 홍경인이 모래사장 모닥불 앞에서 장기자랑을 펼친다. 장난기 어린 엉거주춤 자세로 조금씩 뒷걸음질 치는 유명한 씬에서 그가 부른 노래는 다름아닌 '맨발의 청춘'이었다. 최희준 노래, 유호 작사, 그리고 작곡은 이 글의 주인공인 이봉조다.이봉조는 1931년 5월 1일 경남 남해군 창선면에서 태어났다. 집안 형편이 받쳐준 덕에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운 그는 중고등학교를 진주에서 다녔다. 특히 진주중학교
수도권에도 살맛나는 마을은 필요하다[단디뉴스=정원각 시민기자] 수도권에 있는 도시에서 마을기업을 운영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보통 마을기업은 농촌지역 마을에서 생산하는 농산물을 재료로 식품을 가공, 판매하는 농촌형 마을기업과 도시에서 동네 주민들을 대상으로 카페를 운영하는 도시형 마을기업으로 분류할 수 있다. 농촌형은 연세 많은 농촌의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집집마다 소량으로 생산하는 농산물을 재료로 하는 경우가 많다. 도시형은 경제성은 적지만 동네 사랑방 같은 역할을 하며, 주민 자치와 연결되는 사례가 일반적이다. 그런데
[단디뉴스=정원각 시민기자] 밀양에서 만난 박은진 대표는 '㈜공유를위한창조'가 지향하는 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파타고니아 같은 기업을 만들겠다"라고 했다. 대학에서 도시계획을 전공했는데 도시계획의 공부 내용 자체는 좋았으나 "왜 도시 전체에 대한 계획만 하고 사람들이 숨 쉬고 사는 마을에 대한 계획은 안 할까?"하는 의문을 가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한 일을 직접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마을 단위에서 살피고 계획해야 마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참여해 의견을 내고, 이를 반영하는 ‘도시재생’의 원래 의미가 살아날 수 있다
가수 남인수는 1936년 김상화라는 사람이 쓴 시에 박시춘이 곡을 붙인 '눈물의 해협'을 시에론(Chieron Record)에서 내며 데뷔했다. 이때 남인수는 강문수라는 이름을 썼는데, 이는 모친이 강 씨와 재혼해 호적상에 오른 것이었다.1918년 진주에서 태어난 남인수의 생부는 최 씨로, 따라서 그의 본명도 최창수로 알려져 있다. 남인수라는 이름은 오케(Okeh) 레코드로 이적 후(1937년) 이부풍이 노랫말을 다시 써 제목도 '애수의 소야곡'으로 바꾼 '눈물의 해협'을 1938년에 다시 발표하며 쓰기 시작한 이름이다.남인수는 같
인구소멸 감소세가 현저히 줄고 있는 전남 신안군[단디뉴스=정원각 시민기자] 2022년 인구 37,858명으로 전남에서 소멸 위험성이 가장 높은 곳, 신안군. 하지만 현재는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인구 감소세가 현저하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40,274명에서 2019년 38,938명으로 무려 1,336명이 줄었는데, 2021년은 721명, 2022년은 2021년에 비해 359명만 줄었다. 감소세가 크게 낮아진 것이다. 2023년부터는 인구감소가 멈출 수도 있고, 나아가 어느 정도 증가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한다.그러면 어
청년이 꿈을 꾸는 지역에는 미래가 있다[단디뉴스=정원각 시민기자]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 정년 퇴임 시즌인 나에게 종종 스스로 묻는 말이다. 개인이나 조직이나 모두 꿈을 꾸는 만큼 성장, 성숙한다고 믿기에 삶을 돌아보는 차원이다.'청년이 미래'라는 슬로건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청년이 가진 꿈'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청년이 꾸는 꿈은 개인의 소망이자 사회의 미래가 되는 단초이기에 소중하다. 나아가 그 꿈은 청년 개인과 사회를 움직이는 활력소가 된다. 반대로 청년들이 꿈을 꾸지 않는 사회는 미래가 없
[편집자 주] 차별과 혐오 없는, 모두에게 공평한 사회를 꿈꾸며 경남 진주에서 형평운동이 일어난 지 100년이 지났습니다. 형평운동 100주년을 맞아 단디뉴스는 형평운동의 과정과 역사적 의미, 지금 이 시대의 불형평 문제를 다루는 기획기사를 마련했습니다.[단디뉴스=김순종 기자]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지만, 여전히 ‘소수자’로 분류되는 존재가 있다. 여성이다. 소수자는 그 수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사회적 차별과 배제의 정도에 따라 판단된다. 여성들은 성착취, 가정폭력, 유리천장, 임금차별, 독박육아 및 가사 등 다양한 종류의
[편집자 주] 차별과 혐오 없는, 모두에게 공평한 사회를 꿈꾸며 경남 진주에서 형평운동이 일어난 지 100년이 지났습니다. 형평운동 100주년을 맞아 단디뉴스는 형평운동의 과정과 역사적 의미, 지금 이 시대의 불형평 문제를 다루는 기획기사를 마련했습니다. [단디뉴스=김순종] “100년 전 차별과 혐오 없는, 공평한 사회를 바란 형평운동이 있었다는 게 믿기지 않습니다. 형평운동이 일어난 지 100년이 지났는데도, 인권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우리나라를 ‘차별 공화국’이라고 말합니다. 장애인 인권은 다른 게 아닙니다. 장애인을 비롯한 누구
[편집자 주] 차별과 혐오 없이 누구에게나 공평한 사회를 꿈꾼 형평운동이 경남 진주에서 일어난 지 100년이 지났습니다. 단디뉴스는 형평운동 100주년을 맞아 형평운동의 과정과 역사적 의미, 지금 시대의 불형평 문제를 기획기사로 내보냅니다. 대담자로 기사에 참여한 성소수자는 본인의 이름과 얼굴을 밝혀도 무방하다고 밝혔지만, 혹시나 모를 차별과 혐오를 고려해 익명 처리합니다. [단디뉴스=김순종 기자] "100년 전 백정처럼 오늘날 차별과 혐오를 받는 이들이 있다면, 바로 성소수자들 아닐까?" 형평운동기념사업회에서 오랜 기간 활동해온
흔치 않은 제조업종의 사회적경제기업, (주)멘퍼스[단디뉴스=정원각 시민기자] 사회적경제기업 중 제조업을 하는 기업은 흔치 않은데, 사회적기업 ㈜멘퍼스는 사무 가구를 생산·판매하는 기업이다. 2015년 회사를 법인으로 전환하고 2016년, 예비 사회적기업을 거치지 않고 바로 일자리 창출형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현재 직원은 28명이고 2022년 총매출은 56억 원, 자본금은 8억 원이다. 동종 업계가 직원 1인당 약 3억 원의 매출을 하는 것에 비해 ㈜멘퍼스의 매출액은 1인당 2억 원으로 다소 낮은 편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해
모든 사람이 저울처럼 형평(=평등)한 세상에서 살아가기를 꿈꾼 형평운동이 경남 진주에서 일어난 지 100년이 지났다. 형평운동 100주년을 맞아 4월 22일부터 지역 내외에서 다양한 행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단디뉴스는 형평운동 100주년을 맞아, 형평운동의 과정과 역사적 의의, 그리고 지금 이 시대의 불평등을 조명해보고자 한다.[단디뉴스=김순종 기자] 형평, 저울처럼 공정함을 의미하는 이 말은 1923년 경남 진주에서 시작된 형평운동이 지향했던 사회상이다. 형평사 주지에 쓰여진 “공평은 사회의 근본이요, 애정은 인류의 본량”이라는
[단디뉴스=정원각 시민기자]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되기 전인 2010년, 이탈리아에서 만난 볼로냐대학의 자마니 교수는 '볼로냐에서 청년들이 협동조합을 하는 이유'를 묻는 우리의 질문에 "청년들이 자유롭게 기업을 하지 왜 자본기업에 들어가서 돈의 노예가 되려고 하냐?"고 오히려 되물었다. 해석을 하자면 협동조합은 자본과 이윤 중심의 기업이 아니라 사람들의 욕구를 해결하는 기업임을 지적한 것이다.하지만 시장경제에서 이윤이라는 당근과 터보 엔진으로 움직이는 자본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협동조합이 수익을 남겨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를 연출한 윤종빈 감독의 데뷔작 에선 로 유명해지기 전의 배우 하정우를 만날 수 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서부 영화 제목을 그대로 가져온 는 같은 소대에서 병장과 이병으로 만난 옛 중학교 친구 둘이 예기치 못한 비극으로 치닫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하정우는 이 영화에서 병장 유태정을 연기했는데, 제대한 유태정의 휴대폰 벨소리가 바로 이 글과 관련이 있다. 백년설의 '대지의 항구'다.'대지의 항구'는 창씨개명으로 일제 조선 탄압이 극에 이르렀던
유배의 지역에서 깃발을 든 대안학교와 협동조합[단디뉴스=정원각 시민기자] 경남 남해는 서포 김만중이 유배를 갔다가 생을 마감한 곳이다. 한양에서 약 400km, 천 리(里)의 가장 먼 지역으로 조선시대 대표적인 유배지 중 한 곳이다. 수도권에서 먼 덕분에 바다나 산 등 대부분 청정지역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에 인구가 가장 급격하게 줄어드는 지역으로 선거 때만 되면 국회의원 지역구를 유지하려고 공공연하게 서울에 있는 자녀들을 위장 전입시키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노력도 이미 오래전에 한계를 드러내 국회의원 한 사람을 여의도로
건어물 거리를 부활시키려는 꿈[단디뉴스=정원각 시민기자] 목포는 근대문화 유산을 가장 풍부하게 가지고 있는 도시 가운데 하나다. 물론 일본제국주의에 의해 활성화됐지만, 전남 무안군에 속한 지역으로 백제 시대부터 항구로써의 역사는 천 년이 훨씬 넘는다. 목포는 오랜 세월 동안 왜구의 출몰로 인해 도시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었으나, 20세기 들어서면서 한반도 남서부의 가장 중요한 항구가 됐다. 인구는 1990년대 약 25만 명을 넘었다가 이후 계속 감소하여 2022년 12월 말에는 약 21만 6천여 명이다. 2000년대 들어서서,
오래 살던 동네에서 노년을 보내는 것은 또 다른 행복[단디뉴스=정원각 시민기자] 어르신들이 천천히 그러나 부지런히 몸을 계속 움직인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팔이나 다리가 부자유스러운 어르신 등, 그리고 이분들의 동작 하나하나를 도와주는 노동자 조합원들... 2020년부터 코로나19로 어르신들의 케어가 더욱 어려워졌지만, 사회적협동조합 창원도우누리(이하 '창원도우누리')는 어르신들의 가정을 방문하여 도시락 배달, 목욕 등의 사회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런 노력으로 창원도우누리는 창원시 봉림동에서 어르신들과 그 가족 그리고 주민들에게
소멸 위험 지역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단디뉴스=정원각 시민기자] 충청북도 옥천군 인구는 2023년 1월 기준으로 5만 명에서 조금 모자란 49,452명이다. 옥천군을 둘러싸고 있는 보은군, 영동군, 금산군 등이 모두 소멸 고위험 지역인데, 옥천군은 인근에서 유일하게 소멸 위험 진입 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1995년 지방자치단체장을 선출하면서 본격적으로 지방자치를 시작할 때의 옥천군 인구(64,694명)에 비하면 약 15,000명이 줄어든 상황이다. 지방자치를 시행하면 지역이 더 살기 좋아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자꾸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단디뉴스=정원각 시민기자] 여민동락공동체는 2009년 12월 폐교 위기에 몰린 묘량중앙초등학교를 살리기 위해 '작은학교살리기 워크숍'을 진행하고, 다음해 1월 지역민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어 체육대회, 가을마당 행사를 개최하는 등의 노력 끝에 2012년 3월 묘량중앙초등학교의 학생 수가 12명에서 34명으로 늘어 통폐합 대상에서 제외됐다. 2015년에는 전남도교육청의 '꿈키움 행복나래' 마을학교 사업에 선정되었고 2016년 2월에는 직영급식소가 설치되어 자체 급식을 시작했다. 그 결과 2
빈곤율, 자살률 모두 OECD에서 가장 높은 한국의 노인들[단디뉴스=정원각 시민기자] 2021년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하단 그림 참조)은 43.4%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OECD회원국 중 유일하게 40%를 넘기도 했다. 세계에서 유례없는 급격한 발전을 이뤄 선진국 문턱에 왔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발전을 이룬 세대에 대한 연금 등의 복지는 매우 낮은 것이 현실이다. 이 같은 현실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노인 자살률로 이어져 사회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이런 문제의식 때문이었을까? 전
[단디뉴스=김성대 대중음악평론가] 손목인은 1913년 4월 13일 경남 진주에서 한의사였던 아버지 손세영과 어머니 표성수 사이 3남 2녀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탄생 100주년은 진즉에 지났고 별세한 지도 올해로 24주기다. 지금 세대에겐 너무 아득한 인물인 셈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일제강점기를 살았던 할머니, 할아버지 입에서 고복수의 '타향살이'나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 한 소절쯤 들은 기억이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원더풀~ 원더풀~" 하는 '아빠의 청춘'의 후렴을 들어본 적은 없을까. 이것들이 모두 베레모 쓰고 아코디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