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킬박사와 하이드씨’‘천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갑작스런 실종과 주검의 확인, 그 사이 여비서로부터 고소됐다는 사실이 전해지고 이후 장례식에 이르기까지 계속된 사회적 논란을 보며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1986년 부천서 성고문 사건과 1995년 서울대 신 모 교수의 조교 성희롱 사건 등 성적으로 핍박받는 여성의 편에 서서 집요하게 싸웠던 ‘인권변호사 박원순’이 수십 년 후 정반대의 모습으로 나타날 줄이야. 인간의 모순성을 이렇게 극적으로 보게 될 줄은 몰랐다.그러나 그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은 지난 6월 25일, '종전'을 언급하며 북한에 "세계사에서 가장 슬픈 전쟁을 끝내기 위한 노력에 북한도 담대하게 나서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럴 듯하게 들리지만 대단히 무책임한 유체이탈화법이다.갑자기 뜬금없이 왜 미국이 아닌 북한에게 종전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하는가. 이는 열흘 전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했던 “북한, 과거의 대결 시대로 되돌리려 해서는 안 된다”, “평화의 약속을 뒤로 돌리지 않으려면 남북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발언과 맥락을 같이 한다. 탈북자들의 대북
참으로 점입가경이요, 갈수록 태산이다. 무법‧탈법‧불법의 종합판이며, 체면이고 원칙이고 내팽개친 지 오래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자한당)에서 이름을 바꾼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이 준연동형비례대표 정당을 두고 벌이는 진흙탕싸움이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통합당의 전신인 자한당이 미래한국당(한국당)이라는 비례대표 정당을 만들 때만 해도 사태가 이 정도로까지 발전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하지만 한선교 대표가 독자적으로 비례대표후보를 공천하고 통합당의 통제권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이 감지되자 황교안
1. 지난 14일 조국 법무부 장관이 전격 사퇴하면서 약 2개월여 동안 온 나라를 뒤흔들어놓은 이른바 ‘조국 사태’가 막을 내렸다. 지난 8월 9일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전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했고, 우여곡절 끝에 인사청문회를 거쳐 장관직에 임명된 뒤 35일이 지난 시점이다. 조국을 둘러싼 집권세력과 반대세력 간의 갈등과 대립은 이 기간 동안 정치, 경제, 안보 등 한국 사회 모든 분야의 이슈들을 빨아들인 ‘메가톤급 블랙홀’이었다.조국을 교두보로 삼아 검찰개혁을 추진하려는 집권세력-대통령 문재인과 민주당 등 당정청-과 이
요즘 ‘토착왜구’라는 말이 유행이다. 역사학자 전우용이 SNS에서 처음 소개한 이 말은 1910년 조선이 일본에 강제로 병탄되는 혼란스런 정국에서 나왔다. 전우용에 따르면 1910년 대한매일신보에 실린 ‘토왜천지(土倭天地)’라는 글에서 토왜를 ‘나라를 좀먹고 백성을 병들게 하는 인종(人種)’으로 규정하고 일본의 앞잡이 노릇하는 고위 관료층과 일본의 침략과 내정 간섭을 지지한 정치인, 언론인 등이 여기에 속한다고 했다. 대한매일신보는 토왜를 한마디로 ‘얼굴은 한국인이나 창자는 왜놈인 도깨비 같은 자’라고 정의했다. 이 말이 유행처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6일 현충일 추념사를 통해 맹렬한 의열단 활동으로 일제의 군경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던 약산 김원봉 선생을 평가한데 대해 자유한국당(이하 자유당)과 그 기관지 역할을 하는 조선일보 등 수구신문이 일제히 비난을 퍼붓고 나섰다. 이들이 문재인의 연설 중 문제를 삼은 대목은 다음과 같다.“임시정부는 1941년 12월10일 광복군을 앞세워 일제와의 전면전을 선포했습니다. 광복군에는 무정부주의세력과 한국청년전지공작대에 이어 약산 김원봉 선생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편입되어 민족의 독립운동역량을 집결했습니다. 그 힘으로
공안검사 출신의 황교안 자유한국당(이하 자유당) 대표가 자신의 주특기를 여지없이 발휘하고 있다. 지난 주말,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성토집회에서 황교안은 "이 정권의 좌파 독재가 끝날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 저의 모든 것을 걸고 이 문재인 정권의 좌파 독재를 기필코 막아내겠다"며 기염을 토했다. 생전 해보지 않았을, 구호를 외칠 때 허공에 대고 질러대는 주먹질은 아직 어색하지만, 좌파에 대한 가없는 증오가 묻어나는 발언에는 살기가 넘친다. 공안검사를 하면서 사상범과 남파간첩을 많이 상대했을 테니 그럴 만도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선거구제 개혁안에 잠정적인 합의안을 마련했다.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논의하겠다고 발표한 지 석 달 만이다. 국회에서 거대 양당이 ‘과다 대표’되고, 소수당 또는 제3당이 ‘과소 대표’됨으로써 민심이 왜곡되는 현상을 시정하겠다고 한 다짐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게 됐다. 지난 해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하 자유당)이 전국 기초의회 전체 의석의 90%를 싹쓸이하는 결과가 나오자 소수정당들과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선거제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바른미
1980년 5월에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광주항쟁 또는 광주학살이라고도 불리며 공식적으로는 ‘광주 민주화운동’으로 정리된-은 당시를 살았던 한국인들에게 원체험으로 남아있다. 전임 대통령이었던 독재자 박정희가 암살당한 후, 권력의 공백기에 전두환과 신군부 일당이 권력을 탈취하기 위해 한반도의 남서부 지방 도시 ‘광주’를 봉쇄하고 공수부대를 투입해 총칼로 강제진압하는 과정에서 저항하는 대학생 등 시민들을 닥치는대로 학살한 이 사건은 1950년의 한국전쟁 이후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정치적 비극이었다. 해방정국과 한국전쟁 기간에 수없이 자
온 나라를 2년 째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사법농단의 원흉’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 여부가 곧 결정된다. 상고법원을 추진한다면서 박근혜 청와대와 직간접적인 재판거래를 해온 ‘사법사상 초유의 사고’를 친 그 양승태 말이다. 양승태의 개인 조직이나 다름없이 움직인 법원행정처는 마치 삼성그룹의 ‘비서실’이나 ‘미래전략실’ 같은 사법부 내의 정보기관이었다. 이 법원행정처를 연결고리로 ‘법과 양심에 따라서만 재판하게 돼있는 판사’들을 자신의 수족처럼 부려온 자에 대한 심판이 어떻게 내려질지 세간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지사다.
야 3당이 표심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선거구제 개편을 요구했을 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하 자유당) 등 거대 정당들은 ‘예산안’ 처리가 급하다며 이를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였다. 그 결과는 참담했다. 새해 예산안은 밀실과 졸속 심사로 얼룩지고, 법정시한을 넘긴 것은 물론이고, 국회선진화법 도입 이후 가장 늦게 처리됐으며, 토목건설부문에 대폭 예산을 늘렸다. 애초 정부안보다 9천 억원 감소된 469조 6천 억원 규모다.‘복지와 일자리’ 예산은 정부안보다 1조 2천 억원 줄어든 대신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정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기득권을 고수하려는 무리한 행보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이해찬 당대표는 여야 5당 대표 간 월례 모임에서 야 3당의 선거구제 개편과 예산안 처리 연계 지침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해찬은 “연계할 것을 갖고 연계해야지, 어떻게 국민이 써야 할 예산을 선거구제와 연결시킨다는 말이냐”며 “30년 정치생활에서 처음 보는 경악할 일”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평소 기자 등과의 대인관계에서 감정조절을 잘못해 ‘핏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이해찬은 야 3당 대표들에게 ‘호통’을 침으로써, 국회의장 주재 오찬
젊은 법관들이 일을 냈다.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된 현직 판사들에 대해 탄핵소추 절차를 검토해야 한다고 의결한 것이다. 법관회의는 “법원행정처 관계자가 정부 관계자와 특정 재판의 진행 방향을 논의하며, 일선 재판부에 특정한 내용과 방향의 판결을 요구하고 의견을 제시한 행위가 중대한 헌법 위반행위라는 데 인식을 같이한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번 의결안은 대구지법 안동지원 소속 판사 6명이 지난주 “명백한 재판독립 침해 행위에 대하여 위헌적인 행위였음을 우리 스스로 국민에게 고백해야한다”고 호소한 것이 계기
으로 남북한이 평화 정착의 대로로 나가겠다고 다짐하는 계획이 발표된 후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 문제로 주변 국가 사이에 ‘분란’이 일고 있다.먼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24 대북 제재조치 해제를 검토한다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 “그들은 우리의 승인 없이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기자들이 “그들(한국)이 당신과 (5·24 조치 해제와 관련해) 접촉해왔느냐”고 묻자 “그렇다. 그들은 우리 승인 없이는 아무 것도 안 한다(They do nothing without our app
“오늘 우리 두 정상은 백두에서 한라까지 아름다운 우리 강산을, 영구히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후손에게 물려주자고 확약했습니다. … 나는 이 자리에서 지난 70년 적대를 완전히 청산하고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한 평화의 큰 걸음을 내딛자고 제안합니다.”문재인 대통령의 2박3일 평양방문은 파격과 감동의 연속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에서도 동양에서 가장 크다는 능라도 5.1경기장에 운집한 15만 명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인민들을 상대로 한 대한민국 대통령의 연설은 특히 역사에 남을만한 일이었다
마치 양파껍질이라도 벗기는 것처럼 까도, 까도 비리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양승태 사법부의 ‘재판거래’ 의혹 관련 얘기다. 실체적 진실이 드러날수록 그동안 시민들이 사법부와 그 구성원인 판사들에 대해 얼마나 어리석고도 순진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는지 깨닫게 된다. 이제 ‘인권과 사회정의를 수호하는 최후의 보루’라는 사법부의 개념정의는 달라져야 한다. 또 ‘헌법과 양심에 따라 독립적으로 재판한다’고 믿었던 판사들에 대한 고정관념도 신기루였음이 드러나고 있다. ‘사법부의 이완용’, 양승태의 경우에는 ‘독립적이어야 할’ 판사들을 군대식의
문희상 국회의장이 모처럼 국민을 웃겼다. 민주당과 자유당 등 거대정당 원내대표들을 배석시킨 가운데 문희상은 “말썽 많은 특수활동비(특활비)를 없애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이것은 의정사에 남는 쾌거”라고 낯 뜨거운 공치사를 늘어놓았다. 하지만 진실이 아니었음이 곧 드러났다. 특활비를 완전히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62억 원의 특활비 가운데, 15억 원에 해당하는 교섭단체에 대한 특활비만 폐지하는 안이었다.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회 몫은 건드리지 않는 것이었다.이렇게 실제로는 4분의 1만 폐지하면서 겉으로는 ‘완전 폐지’한 것처럼 과
그동안 밝히기를 꺼려해 온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 농단’ 의혹과 관련한 문건 196건이 공개됐다. 그러나 아직도 상고법원 설치 로비대상이었던 20대 국회의원의 성향과 관련 재판 진행상황을 정리한 내용 등 민감한 부분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검찰의 ‘부산 법조비리 은폐 의혹’ 관련 자료 제출 요청도 다시 거부됐다. 하지만 나온 것만 가지고도 양승태 사법부의 정세분석과 정보취합, 대응전략을 능히 짐작할 수 있다.예상했던 대로였다. 양승태가 법원행정처를 동원해 청와대 등 소위 힘깨나 쓰는 사회 요로에 뻗친 손길은 상상을 초월했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10.9% 인상률에 8,350원으로 확정됐지만, 노동자는 노동자대로, 또 사업주는 사업주대로 불만을 터뜨리고 있어 갈등의 골이 좀체로 봉합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가장 큰 문제는 편의점 주인들을 비롯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초 대선 공약인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인상’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 사과했다.이번 최저임금 인상안의 가장 큰 문제는 산입범위를 확대하는 바람에 실제적인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무력화됐다는 것이다.
공영방송의 이사진 선임시기(KBS와 MBC는 8월 말, EBS는 9월 말)가 다가오면서 해묵은 숙제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의 압력으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사들을 어떻게 뽑아야 할 것인가의 문제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이명박과 박근혜 등 2명의 전직 대통령 시절만 돌아봐도 정치권의 공영방송에 대한 인식은 ‘정권의 전리품’ 수준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언제든 정권의 입맛에 맞는 방송 내용을 생산해낼 수 있는 ‘말 잘 듣는 심부름꾼’을 사장과 시사, 보도부문의 수장 자리에 앉혀놓아야 안심해 온 것이 역대 정권의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