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살아서 즐거운 '아웃사이더'이고 싶다.(홍세화)1997년 를 읽은 나도 한 명의 홍세화 키드였다.2012년 진보신당 도의원 보궐선거후보로 출마했을 때 홍세화 선생님은 진보신당 당대표였다. 당시 정당법상 총선 득표율 3%미만이면 당이 해산될 수 있어, 우리는 무리를 해서라도 출마를 감행해 득표율 0.1%라도 끌어올리려 안간힘을 썼다.어쩌면 어울리지 않는 당대표라는 무게를 감당하고자 선생님은 전국을 돌며 선거운동을 하셨는데, 진주에는 4월 8일 오신 걸로 기억한다.진주에서 몇 명 되지도 않은 당원들과 함께
나는 50대 아빠다. 어린 두 아이를 키운다. 첫째와는 46살, 둘째와는 47살 차이가 난다. 누가 봐도 깜짝 놀랄 만한 나이 차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가끔 가슴 뜨끔한 일을 겪기도 했다.아이를 보면서 "아이구, 귀여워" 하시던 분들이 나를 '흘깃' 보고선 다시 아이에게 "할아버지랑 나들이를 하는구나"라고 해서다. 그러면 아이가 "아니예요. 아빠예요"라고 말해서 일단락되곤 했지만, 나도 민망하고 상대방도 민망한 상황이었다.그때보다 몇 년이 더 지난 지금은 그런 일이 사라졌다. 이유가 무엇일까. 그때보다 나이는 더 들었고, 자연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10년. 강산이 한 번쯤은 변했을 세월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제자리라 해가 갈수록 안타까움만 더해간다.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고 클래식 음악계에서는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음악회를 열기도 했으며 공연이 끝나고 앙코르를 약속이나 한 듯이 영국 작곡가 에드워드 엘가의 “수수께끼 변주곡” 중 9번째 변주곡 “Nimrod”를 연주했다.이 음악에 얽힌 얘기는 놔두고 이 곡이 왜 연주되는지는 그냥 차분히 마음을 내려놓고 들을 수 있고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격정적으로 마음 깊은 곳까지 표현한 음악이어서가 아닌가 싶다.작곡가
교사로서 내가 볼 수 있는 입학식도 이제 거의 끝나가고 있다. 지난 3월 입학식을 지켜보며 떠오르는 생각을 정리해본다.교장 재임 시절 나는 기존의 모든 입학식 절차를 생략하고 새로운 형식의 입학식을 만들었는데, 그 이름을 ‘이해와 친교의 입학식’이라고 했다. 사실 지금까지의 입학식은 입학의 환영이나 기쁨보다는 학교의 공식적인 ‘의례’에 가까웠다. 물론 이 형식을 완전히 포기할 수는 없다. 다만 학교에 입학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또 입학은 이미 결정되어 있다는 가정하에서 입학식이라는 이름 아래 학교 모든 구성원들(2, 3학년 학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은 먹혔으나 민주당의 독주는 저지됐다.’22대 국회의원 총선거 결과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이렇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투표당일인 4월 10일 오후 투표소 출구조사에서는 국민의힘이 지역구와 비례위성정당(국민의미래)을 합해 100석 아래로 떨어지고, 범야권(더불어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조국혁신당+진보당) 의석이 개헌저지선인 200석을 웃돌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뒤늦게 개봉된 사전투표함에서 보수표 결집현상이 나타나 여당은 개헌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새벽
벚꽃엔딩. 필 때보다 질 때가 아름다운 벚꽃잎처럼 우리 삶도 마지막까지 아름다울 수 있기를.
의대 증원을 포함하는 정부의 필수의료 패키지 추진으로 언제 끝날지 모르는 정부와 의사간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이 시점에서 경상남도의 지역의료 불균형 실태와 불균형 해소 전략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경상남도의 지역의료 불균형 실태는 의사의 분포 불균형을 첫 번째로 들 수 있다. 아래의 표처럼 2022년 10월 기준 인구 1천 명당 의사 수가 1명 정도인 지역이 경남에 다수 있다. 전국 평균인 2.22명(한의사 제외, 2022)에 비해 현저히 부족하다. 진료기능이 제한되어 있는 공중보건의를 제외하면 의사 인력이 훨씬 더 부족함
합계출산율 0.72명의 초저출생이 기후위기와 함께 한국사회 가장 큰 문제로 등장하자 여당·야당이 총선 저출생 공약을 내놓았다. 국민의힘은 '배우자 출산휴가 1개월 의무화', '육아휴직 급여 인상', '늘봄학교 확대' 등을, 더불어민주당은 '신혼부부 가구당 1억 원 대출과 자녀수에 따른 탕감', '17세까지 월 20만 원 아동수당 지급', '분양전환 공공임대 주택 제공'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공약에는 근본적인 해결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긴 노동시간과 수도권 집중, 사교육, 과열 경쟁 구조 등 출산과 양육을 어렵게 하는 사회구조 전
영문도 모른 채 학교에서 쫓겨났던 적이 있다. 초임 발령받아 부임한 27살 총각 선생이 정년퇴임을 앞둔 교장 선생님과 맞짱 뜬 게 문제였다. 군사 독재 시절 '야만의 시대'가 거의 끝나갈 무렵이었다. 신축 학교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것저것 교장 호주머니로 들어갈 수 있는 푼돈과 콩고물이 꽤 있는 듯했다. 새파란 신규 교사 눈으로 봐도 공정과 상식에 어긋나는 경우가 많아 조직에 충성하지 않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런데 1년 후 본인 의사와는 무관한 일이 벌어졌다. 다른 학교로 '강제 내신'을 당했다. 교장 권한이라며 호통쳤다. 억울한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고는 해도 농촌 지역의 성 불평등 문제는 아직도 여간 심각한 것이 아닙니다. 성차별 문화가 일상생활 곳곳에 너무도 깊숙하게 자리 잡고 있어서 무엇이 성평등에 가까운 것인지 가늠하기가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그런 일상 속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하였으니, 바로 우리 지역 축협조합장이 여직원들에게 지속해서 성적 괴롭힘을 일삼아 온 일입니다. 이미 언론을 통해 세상에 알려져서 곧장 해결될 것 같았는데, 의외로 사태가 지속되고 있습니다.직급이 조금이라도 높은 사람에게 함부로 대응하기가 어려운 것이 직장 내
'김영란법'이 제안되고 논란을 거쳐 마침내 시행된 것이 2016년이다. 국민권익위원장이던 대찬 법률가 김영란이 처음 입을 떼고 4년 만이다. 깎이고 발려 본래 정신에 흡족하게 부합하지 못했다 하나 그럼에도 그것은 구태의연한 세상을 회까닥 뒤집는 획기적인 법이었다. 법 같은 거 백 촌이 넘는 소시민의 눈으로 보기에 저건 단순히 법안 하나를 시행하는 것 이상의 기념비적 '사건'이라 여겨 나는 이 법을 '천지개벽법'이라 불렀다.민주화 이후 큰 변화가 있었지만 하급 관료들의 행악은 소시민이 노상 맞닥뜨리는 것이 오랜 폐습이었다. 인허가를
창녕 남지읍에는 오일장이 2일과 7일에 열립니다. 갈수록 사람들이 줄어드는 현실에서 농어촌에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가 있고, 오일장이 선다는 것이 마을자랑이 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창녕 남지여중과 남지청소년문화의집에서 힘을 합쳐, 청소년들에게 내 고장을 알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한 달에 두 번씩 동아리활동을 하는 은 내 고장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취재활동을 합니다.취재활동을 하면서 자신감도 얻고, ‘내 고장 역사생태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세요’ 하는 홍보 활동도 합니다. 이번 시간에는 남지시장에서 친절한
사천 곤명면 다솔사에 핀 얼레지와 현호색, 수양매화
지난해 12월 초록걸음 이후 2개월간의 쉼을 마치고 다시 걸음을 시작한 지리산 초록걸음, 어느새 13년째로 접어들었다. 121차 초록걸음은 40여 명의 길동무와 함께 함양 마천 벽송사에서 용유담을 거쳐 휴천면 와룡대까지 엄천강을 따라 걸으며 '있는 그대로의 지리산'을 만났다.걸음을 시작한 벽송사는 ‘선방 문고리만 잡아도 성불한다’는 말이 전해지는데 판소리 ‘변강쇠전’의 무대이기도 하다. 신라 시대에 창건, 조선 중종 15년(1520년) 벽송 지엄대사가 개창했고 한국전쟁 때 미군기의 폭격으로 소실되었다가 1963년 원응 구환스님이 다
이번 22대 총선에서 가장 큰 이변은 아마도 ‘조국혁신당’이라는 돌풍일 것이다. 물론 4월 10일 밤 또는 11일 새벽까지 모든 투표함을 열어봐야 결과를 알 수 있겠지만, 비례전용 정당으로 다소 늦게 닻을 올린 조국혁신당의 지지도는 시간이 갈수록 상승하는 분위기라 못해도 10석 이상은 가져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지난 2020년 총선이나 22년 대선처럼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양대진영으로 나뉘어 서로를 ‘종북 빨갱이’와 ‘친일매국노’로 비난하며, 선거판을 ‘한일전’혹은 ‘남북전’으로 끌고 갈 것으로 예상됐지만 조국혁신당의 출현으로 조금
일찍 핀 매화는 벌써 다 지고, 산수유꽃도 끝물입니다. 이젠 목련화의 시간.